<8뉴스>
<앵커>
양손이 없는 1급 장애인이 염전에서 일하면서 15년째 다른 장애인과 독거노인에게 소금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된 한 소금 장수의 이야기를 조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는 저녁.
염전에서 하얗게 피어난 소금꽃을 거둬 들이는 가장 바쁜 시간입니다.
[강경환 : 소금을 한 곳으로 모으는 거예요.]
장정도 오래 버티기 힘들다는 염전 일에 여념이 없는 사람은 1급 장애인인 강경환 씨.
강 씨는 어릴 때 해변에서 놀다 지뢰를 만져 두 손을 모두 잃었습니다.
양 손이 모두 없지만 강 씨는 누구보다 능숙하게 나무 밀대를 밀어냅니다.
[강경환 : 당기고 아프죠. 여기 봐. 다 나갔잖아, 이런 데.]
사고 이후 방황을 거듭하기도 했지만, 강 씨는 사지가 없는 다른 장애인의 사연을 알게 된 뒤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아버지 농사 일을 돕던 강 씨는 결혼한 뒤부터 아내와 함께 염전 일을 시작했습니다.
염전에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강 씨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로 결심했습니다.
[강경환 : 내가 이제 살만하니까. 나보다 더 못한 사람들 많이 있잖아요.]
강 씨는 소금 한 포대 팔 때마다 1천 원씩을 모아 장애인과 독거 노인을 돕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지난 15년간 충남 서산 일대 어려웃 이웃 80여 명에게 소금과 쌀을 나눠줬습니다.
지난해에는 번 돈의 4분 1을 쾌척하기도 했습니다.
[최창숙/서산 대산읍 : 일 끝나고 와보니까 이장님이랑 여기다가 잘 모셔놨더라고요. 그래서 너무너무 고마워가지고….]
앞으로 다른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게 꿈인 강 씨, 선행은 어렵거나 특별한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강경환 : 소금장수가 소금 역할을 하니 얼마나 감사해요.]
(영상취재 : 박승원, 영상편집 : 박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