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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신문기자가 왜 동영상 보도해?"

백악관 "신문기자가 왜 동영상 보도해?"
미국 백악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행사를 풀(pool.공동취재) 기자 자격으로 취재하던 신문기자가 비디오카메라를 이용, 동영상을 촬영한 것을 문제삼아 제재를 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30일 폭스뉴스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여기자인 칼라 마리누치가 2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한 정치자금 모금행사를 백악관 기자단을 대표해 풀 취재하던 중 예기치 않은 돌발 시위상황이 발생하자 펜과 수첩을 내려놓고 비디오 카메라로 이를 촬영해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후원금을 내고 들어온 10명의 '시위대'가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구금된 브래들리 매닝 일병의 석방을 요구하는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됐다.

이 사건은 그냥 묻혀 버릴 수도 있었겠지만 풀 취재하던 마리누치 기자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인터넷판과 정치블로그에 동영상 파일을 올려놓으면서 현장 상황이 생생하게 그대로 공개돼 백악관측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백악관의 제이 카니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 도중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풀기자단 취재 규칙을 위반했다"면서 "만일 풀 취재 규칙이 너무 제한적이라고 생각했다면, 애초에 문제를 제기했어야 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즉, 마리누치 기자가 인쇄 매체를 위해 대표로 현장취재에 나섰기 때문에 글 기사만 백악관 기자단에 배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동영상을 취재해 이를 공개함으로써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측은 백악관 관계자가 비보도를 전제로 "앞으로 마리누치 기자를 풀기자단에서 제외하겠다"고 위협했으며, 이러한 내용을 보도할 경우 크로니클이 속한 언론그룹인 허스트 뉴스페이퍼의 소속 기자들에 대해 취재를 봉쇄하겠다고 경고했다고 폭로했다.

이 신문의 와드 부시 편집인은 "우리 기자들은 뉴스를 취재하는데 필요한 수단을 이용하고 있으며 마리누치 기자도 그같은 방식으로 뉴스로서의 가치가 있는 내용을 취재해 보도했다"고 반박하고 백악관이 인쇄매체 기자들에 대해 동영상 취재를 불허하는 규정을 내세우는 것은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산업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커질 듯하자 백악관의 조쉬 어니스트 대변인이 나서 백악관이 크로니클측에 위협을 가한적 없다고 부인했으며 카니 대변인도 별도 성명을 내고 "특정기자를 상대로 향후 대통령 행사의 취재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린 적이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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