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을 뒷받침할 만한 간접적인 증거가 있더라도 피해자가 유도신문에 의해 범인을 지목했을 때에는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창원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김경환 부장판사)는 자신이 원장으로 있는 어린이집에 다니던 4살짜리 쌍둥이 자매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40)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나이 어린 피해자들이 경험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입고 있던 외투에서 정액 양성반응이 나온 점 등에 비춰보면 강제추행을 당했을 의심이 강하게 들기는 한다"면서도 "자매가 A씨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듯한 진술을 했지만 수사기관이나 어머니의 유도신문에 따른 것인데다 진술 또한 일관성 있고 명확하지 않아 A씨를 범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아동 성폭력 피해자를 조사할 때는 피해자로부터 자발적 진술을 끌어내고 제3자의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기억을 극대화해 진술할 수 있도록 편안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수사 과정에서 질문자가 '어린이 집에 있는 아저씨'로부터 피해를 당한 사실이 있는지 반복적으로 물어보는 등 A씨가 피해자들을 성추행했음을 전제로 유도적이고 폐쇄적인 질문을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쌍둥이의 어머니를 조사과정에 지속적으로 동석하게 해 어머니의 눈치를 자주 보게 하는 등 조사방식이 부적절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3월 경남의 한 어린이집 2층에서 4살난 쌍둥이 자매의 옷을 벗기고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6년과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구형했다.
(창원=연합뉴스)
"유도신문에 의한 진술, 증거로 인정 못 해"
창원지법, 쌍둥이자매 성추행 혐의 어린이집 원장 무죄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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