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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분당·김해 선거가 차기대권 구도 조기 결정한다"

김형준vs고성국 '4.27 재보선 긴급진단'

[취재파일] "분당·김해 선거가 차기대권 구도 조기 결정한다"

"한나라당이 두려워하는 것은 춘패동승(春敗冬勝), 총선에 지고 대선에 이겨봐야 '여소야대'로는 의미 없다"

"분당·김해 야권 승리시 '손학규 vs 박근혜' 조기 양자구도"

"분당서 한나라 패배시, 향후 선거 쓰나미로 이어질 것"

"차기주자들, 재보선 '모의' 성적표들고 내년 '대선' 본고사로"

4.27 재보선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최대 승부처 분당을의 엎치락 뒤치락 초박빙 판세에다 강원지사 선거에서 나타나는 혼탁 양상까지 '이상과열'이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사실 예고된 과열입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전초전 성격을 피할수 없는데다, 전현직 여야 당대표 등 유력인사들이 선거전에 나서면서 이른바 '판'을 키웠습니다.

이처럼 뜨겁게 달아오른 4.27 재보선에 대한 긴급진단이 지난주 SBS 시사토론 주제였습니다. 정치현안에 대해 가장 치밀하고도 명확한 분석력을 보여주는 정치 전문가 2인이 패널로 출연했습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와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입니다. 안형환 한나라당 의원과 박영선 민주당 의원도 함께 참석했습니다.

이 가운데 김형준·고성국, 두 전문가가 바라보는 4.27 재보선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이번 선거의 정치적 의미와 관전포인트, 향후 MB 국정운영, 대권가도 파급력까지 폭넓은 이해를 도울 겁니다.

               



4.27 재보선이 차기 대권 경쟁에 미칠 파급력은?

김형준 : 한나라당이 두려워하는 것은 춘패동승(春敗冬勝), 봄 총선에서는 지고 겨울 대선에서 이기는 경우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재집권해봤자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춘패동패(春敗冬敗)도 될 수 있다.

대권후보 경쟁에서는 1차적으로 손학규 대표의 분당을 승리여부가 관건이다. 만약 손 대표가 지고 김해을에서 국참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손 대표 위상이 손상될 것. 반대로 유시민 대표는 굉장히 좋은 위치로 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 유시민이라는 조기 양자 구도로 고착될 가능성 크다.

반대로 손 대표가 분당에서 승리하고 국참당이 김해에서 패배할 경우에는 야권 경쟁에서 손 대표가 굉장히 우위를 차지할 것. 곧 있을 5월 13일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등 당 장악력도 높아질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 경우는 손 후보가 분당에서, 국참당이 김해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박근혜 대세론이 심하게 요동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두 선거 결과 모두 한나라당의 텃세 지역에서의 패배라는 점에서 그렇다.

고성국 : 손 대표가 승리한다면 대권 승리 가능성을 열어두는 선거결과가 되는 것이다. 그 순간 나는 손 대표 지지도가 20%까지도 치솟아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조기에 박근혜·손학규 양자 구도가 만들어 지게 되고, 야권내 대권후보 경쟁은 한 순간 정리될 것이다.

유시민 국참당 대표와 관련해서는 이번 김해 후보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국참당이 이겼지만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설사 김해을에서 국참당 후보가 이기더라도 유시민 후보의 경쟁력 강화에는 그렇게 큰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본다.

4.27 재보선, 여야의 승패 기준은?

고성국 : 전남 순천을 예외로 하고, 강원·김해·분당의 세 곳 중에서 두 군데를 이겨야 승리했다고 볼 수 있다. 한 곳만 이겨서는 여야 어느 쪽도 승리했다고 말할 순 없다.

김형준 : 한나라당의 경우 강원, 김해 두 곳을 이겨도 분당을에서 졌다면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것이다. 이번 재보선의 상징적인 지역이 결국은 분당을이기 때문이다.

분당을은 지난 총선때 여당 임태희 후보가 70% 이상 지지를 받았던 곳이다. 18대 총선에서 수도권 전체 112석 중에서 82석, 73%를 한나라당이 차지했었다.

분당 패배는 엄청난 지각 변동이고 일종의 선거 쓰나미로 이어질 것이다. 분당에서 질 경우 한나라당 지도체제 개편문제로 갈 수 밖에 없는 굉장히 중요한 싸움이다.

분당을, 지역구 선거인가 대선 전초전인가?

김형준 : 지나치게 대선 전초전 성격이 부각되면서 분당을 지역구 주민들이 갖고있는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선거 의미가 훼손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각 후보별 핵심 공약 5개를 자세히 볼 수 있다. 그런데 강재섭 후보의 경우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것이 '주택시장 정상화'다. 또 손학규 후보는 '대한민국 공교육 살리기'다. 두 후보 모두 어마어마한 대선 공약같은 정책을 내놓고 있다. 대선 전초전 성격을 갖는다는데 동의하지만 근본은 지켜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고성국 : 이번 재보선으로 선출될 국회의원 임기가 1년밖에 안 남았다는 점에서는 김형준 교수의 '과장된 공약'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나 강재섭 전 대표라고 한다면 실제로는 어디에 있건 국가 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선거에 승리해 원내로 진입할 경우 강 후보는 6선 의원이 된다. 손 후보는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거듭난다. 충분히 그럴만큼의 자격있는 공약을 내세운 것이다.

분당을 주민들 역시 자기 지역구에서 대통령 후보와 중진 의원이 맞붙어 경쟁한다는 걸 싫어하거나 창피해 할 일은 아니지 않나?

4.27 선거구도, 지역인물론 vs 정권심판론?

김형준 : 역대 재보선에서 항상 지역일꾼론이냐 정권심판론이냐를놓고 따지는데, 지역별로 나눠 생각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강원지사와 김해을 지역은 지역인물론 쪽에 비중이 높다. 반면 분당을은 정권심판론 구도에 가깝다.

무슨말인가 하면 재보선 이전의 전직 당선자가 여당이냐 야당이냐 따라 구도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역대 재보궐선거를 분석해보면 그렇다. 작년 7.28 재보선 경우 야당 의원 자리였던 은평을이나 충주 경우 이재오, 윤진식 등 한나라당에게 돌아갔다. 정권심판론이 먹히지 않은 것이다.

고성국 : 재보선은 1차적으로 정권에 대한 심판이다. 정부 여당이 시험을 치르는 것이다. 물론 야당도 시험을 보는 것이다. 이번 재보선에는 적어도 2가지 시험문제 나와있다. 하나는 3년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성적표를 국민들이 매기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야권 유력 대권주자 두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게 됐다. 한 사람(손학규)은 직접 출마했고, 다른 한 사람(유시민)은 김해 선거를 사실상 자신의 선거처럼 치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 역시 어쨌든 강원도에 다른 이유지만 두 번이나 선거기간 중에 출현을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로 인해 여야 유력 차기 대권주자들에 대한 성적표까지도 나오게 된 것이다. 이 성적을 기초로 해서 내년에 본고사가 기다리고 있다.

4.27 재보선의 정치적 의미는?

고성국 : 지난해  10.3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손학규 새 대표가 뽑힐때 내세웠던 구호가, 잃어버린 6백만표를 되찾아 정권탈환하는 선봉이 되겠다는 것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531만표차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는데, 그 표의 대부분은 수도권, 중산층, 부동층이었다. 손 대표의 말은 이 표를 되찾겠다는 것이다.

이번 분당을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분당을보다 훨씬 여건이 좋은 수도권의 대부분 지역에서 부동층과 중산층을 끌어올 수 있다는 걸 입증하는 셈이 된다. 이렇게 되면 작년 10.3 손학규 대표 체제를 만든 민주당의 전략적 선택이 옳았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고, 내년 대선도 해볼 만 하다는 걸 보여주는 계기가 된다.

김형준 : 정치학 용어로 정치 재편성이란 개념이 있다. 유권자의 행위 변화로 인해 유발되는 기존 정치세력 구도상 큰 지각변동을 뜻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가장 최근의 정치 재편성은 1932년 루즈벨트 대통령이 당선될 때다. 이전까지 공화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그 선거로부터 공화당을 이탈해 민주당을 지지하면서 약 30년을 지속했다.

지금 우리 정치지형에도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첫째 2,30대 투표율의 증대이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20대의 경우 대선 때보다 10.3%p, 30대가 4.3%p 증가했다. 굉장히 높아졌다. 젊은층의 정치적 무관심과 선거 불참이라는 통설이 깨지고 있다.

두번째는 40대 세대효과다. 나이가 40대에 이르면 보수적 실리적 투표를 하는 경향이 많은데, 지금 40대는 과거 민주화 투쟁에 나섰던 386세대로 이뤄져 있고, 이들이 상당히 이념적 투표를 한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중도의 진보화 현상이다. 지난 06년, 07년, 08년에 한나라당이 승리한 것은 보수가 강해서가 아니라 중도가 보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중도가 진보를 선택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번 재보선 결과에도 이같은 여러 현상들이 밀접한 관련을 나타낼 것으로 본다.

4.27 재보선 결과가 향후 MB 국정운영에 미칠 영향은?

김형준 : 한나라당이 패배할 경우  집권 말기 레임덕 가속화가 불가피하다. 지금 손학규 대표가 지난해 10월에 선출되고서 한 번도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다. 대통령으로선 이런 야권과의 소통 문제를 대대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짐을 떠안게 된다. 더이상 청와대가 한나라당을 지시, 통제한다는 것 역시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엄청난 국정운영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고성국 : 집권 4년차인데 현재 과학기술벨트 원점 재고,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등 부정적인 국정운영의 효과들이 쌓여있다. 국정운영 지지도 역시 자꾸 빠지고 있다. 레임덕이 걱정이다.

5월 초 부분개각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어떤 개각인지가 중요하다.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예정된 대로 강행할 게 아니다. 선거 결과에 따른 민심을 읽어야 하고 개각폭도 필요할 경우 크게 넓힐 필요 있다. 국정운영 방식도 그동안 다소 일방적이었다면 통합적인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대통령의 선언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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