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샘물교회 피랍 희생자에 국가 배상책임 없어"

<앵커>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돼 탈레반에게 살해된 샘물교회 신도 유족이 국가에 배상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김수영 기자입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6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살해된 샘물교회 신도 A 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정부가 다양한 언론매체 등을 통해 아프간의 정세가 불안정하고 탈레반의 테러 가능성을 알렸다며, 아프간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내용을 일일이 알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또 신도들이 인천국제공항에 설치된 '아프가니스탄 여행자제 요망' 안내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것을 보면 A 씨도 아프간 여행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감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법원은 정부가 협상을 잘못했다는 유족의 주장에 대해서도 피랍 이후 대통령이 미국 CNN방송을 통해 무사 석방을 요청하는 긴급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피랍자 석방을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분당 샘물교회 신도 23명은 지난 2007년 7월 19일 아프간에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탈레반에 의해 납치돼 A 씨 등 2명이 살해되고 나머지 21명은 억류된지 42일 만에 풀려났습니다.

A 씨의 부모는 외교통상부가 아프간 여행객에게 직접 위험을 알리거나 출국 자제 요청을 하지 않았다며 3억 5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