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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공행진 채소가격 폭락…농민 자살도

과잉 생산, 방사성 물질 검출로 소비 감소 영향

중국 고공행진 채소가격 폭락…농민 자살도
고공행진을 하던 중국의 농산물 가격이 폭락, 수확을 포기한 채 밭을 갈아엎거나 비관 자살하는 등 농민들이 깊은 시름에 잠겼다.

23일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17일 18개 품목의 채소 도매가격이 전 주보다 9.8% 하락했다. 3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채소 가격은 20여일 만에 16.2% 폭락했다.

베이징 근교 채소단지에서 출하되는 청경채 가격은 500g당 0.05 위안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8 위안에 거래됐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헐값이다.

70여채의 비닐하우스에서 채소농사를 하는 양핑(梁平)씨는 "인건비와 원자재 비용 등을 계산하면 500g당 최소 0.6 위안은 돼야 본전을 건질 수 있다"며 "지금 가격으로는 수확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300t의 청경채를 수확, 판매했으나 인건비 등을 지출하는 바람에 오히려 200 위안을 손해 본 뒤 남아 있던 청경채를 전부 갈아엎었다며 "수확하는 것보다 갈아엎는 것이 그나마 손실을 줄이는 길"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의 농장에서 재배되는 시금치 역시 가격 폭락 때문에 일부만 수확됐을 뿐 나머지는 밭에 방치돼 잡초들에 뒤덮였다.

양씨는 "이 일대 농가 상당수가 수확을 포기한 채 채소밭을 갈아엎었다"고 전했다.

중국 농산물 가격은 춘제(春節)을 지나면서 하락하기 시작해 최근 들어 낙폭이 커지고 있다.

산둥(山東)과 허난(河南), 저장(浙江) 등 중국의 대표적인 봄 채소 산지에서는 본격 출하되기 시작한 배추 가격이 최근 500g당 0.02 위안까지 폭락했고 양배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4% 떨어졌다.

산둥성 지난(濟南)시 탕왕(唐王)진에서는 지난 16일 재배했던 양배추 가격이 500g당 0.08 위안까지 폭락하자 이를 비관한 농민 한(韓.39)모씨가 자살하기도 했다.

농민들은 "가격이 폭락했는데도 구매자가 나서지 않아 처분조차 못 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농산물 산지 가격 폭락에도 불구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소매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산지에서 500g당 평균 0.35 위안에 불과한 채소 가격은 복잡한 유통 경로를 거치면서 소매시장에서 4배 이상 뛴 1.5 위안에 판매되고 있다.

베이징의 장(張.여)모씨는 "양배추 가격이 이렇게 비싼데 재배 농민이 자살했다니 믿을 수 없다"며 "중간상들이 폭리를 취하면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고통받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농산물 가격 폭락 원인에 대해 지난해 가격 급등을 경험한 농민들이 채소 재배 면적을 대폭 늘린데다 올겨울 큰 추위가 없었던 북방지역의 채소가 조기 출하되면서 남방지역 채소 출하 시기와 맞물려 과잉 공급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일본 대지진 이후 시금치 등 엽채류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리는 바람에 수요가 급감한 것도 가격 폭락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채소 비축을 통해 공급 과잉을 막고 유통망을 확대, 채소 농가들을 지원하도록 지방정부에 긴급 지시했다.

(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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