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극빈층이지만 부양할 자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부의 기초적인 지원조차 받을 수 없는 노인들이 1백만 명이 넘습니다.
복지 사각지대에서 노년 빈곤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최우철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닷새 전 폐결핵에 시달리던 78살 김 모 할머니가 하루종일 무료 진료소를 찾아 다니다 숨졌습니다.
폐지를 주워 생활하던 극빈자였지만 아들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 수급비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병원 관계자 : 무료인 줄 알고 오신 거예요. 직장 보험이 누구 앞으로 돼 있네요, 그랬더니 며느리라고 하더라고요.]
드나들기도 힘든 한 평짜리 쪽방.
77살 이 모 할아버지 역시 10년 넘게 연락도 없는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 수급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심장병은 갈수록 악화되고 성한 치아가 없는데도 병원에 갈 엄두도 못냅니다.
[이 모 씨(77)/기초수급 탈락자 : 꼼짝없이 죽는 거지. 돈이 없잖아. 갈 엄두도 못 내는 거 아니요. 수급자만 되면 병원도 갈 수 있고….]
이처럼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로 기초 생활수급자에서 탈락하는 빈곤노인은 정부 추산으로만 1백만 명이 넘습니다.
[차혜령/변호사 : 현재는 부양 의무자 기준 때문에 안전망의 큰 구멍이 나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생존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권리의 문제로 접근을 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이 늘면서 우리나라 노령인구의 빈곤율은 어느새 OECD 평균치의 3배를 넘어섰습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문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