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1조1천억 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

- 대 저택 '안틸라'와 집 주인 이야기

[취재파일] "1조1천억 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이라...?

TV나 영화에서 워낙 으리으리한 대 저택들을 많이 봐 오긴 했지만 그래도 세계 최고의 저택은 얼마나 대단할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하더군요.

최고가 저택은 선진국들의 밀집한 미주대륙이나 유럽도 아니고, 석유 재벌들이 살고 있는 아라비아 반도도 아닌 세계 두번째 인구 대국이자 여전히 개발도상국 반열에 머물고 있는 인도에 위치하고 있다는 데 우선 놀랐습니다.


                  
      



저택의 이름은  '안틸라'(Antilia)! 대서양 어딘가에 있다고 알려진 전설의 섬에서 그 이름을 따왔습니다.

안틸라는 인도의 경제 중심지 뭄바이 시내에 자리 잡고 있는데 멀리 아라비아 바다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이 환상적인 데다 그 외관 또한 독특합니다.

건축에 문외한인 제가 보기엔 뭔가 부족해 보이는, 약간의 지진이라도 닥치면  곧 무너질 것 같은 부조화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눈길을 끄는 외관입니다.

총 27층이지만  높이로 따지면 173m로 어지간한 60층 높이의 건물과 맞먹습니다. 한마디로 이해하기 쉽게 여의도에 있는 63빌딩 만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규모에 걸맞게 내부 시설이 대단합니다. 건물 내부에 엘리베이터가 9대가 가동되고 있고 방만해도 6천 개가 넘습니다. 옥상에는 헬기 착륙장이 3개가 있고 한꺼번에 160대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도 있습니다.

건물 내부는 황금으로 만든 샹들리에와 피카소의 그림을 포함한 수백 점의 명화들로 호화롭게 꾸며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여가 활동도 건물 안에서 해결이 가능합니다. 수영장은 물론, 헬스클럽과 무도장, 50석 규모의 극장도 있습니다.



건축 설계부터 완공까지 7년이 걸렸고, 총 785억 원의 공사비가 투입됐습니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시설을 유지하기 위해 고용된 사람만 6천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절대왕정 시절 왕족의 호화로운 생활이 극을 달렸을 당시 베르사이유 궁전의 위용을 능가하는 대 저택 '안틸라'의 주인은 올해 53세의 인도인 기업가 무케시 암바니입니다.



인도의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인 암바니는  인더스트리 회사를 위시해 석유 소매, 생명공학 등 여러 개의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재산은 29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2조 원으로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돈 많은 부자입니다.

전에 살던 집이 좁아서 '안틸라'로 이사 온 암바니는 현재 부인과 자식 3명과 함께 저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63빌딩에서 다섯 식구가 달랑 살고 있는 셈입니다.

인도 국내 언론은 물론, 아랍권과 서방 언론들도 앞 다퉈 '안틸라'를 소개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집들이'를 다녀갔고 암바니 회장은 스포트 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암바니는 다음 달 전 세계 명사 2백여 명을 초청해 'opening party'를 가질 예정이라고 하는데, 초청자 명단에 이름 한 줄 걸치기 위한 명사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일궈가고 있는 인도에서 이미 시장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한 암바니 회장의 재산 증식도  앞으로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암바니 회장은 선친인 디루바니 얼라이언스 그룹 창업주의 첫째 아들인 재벌 2세이지만 아버지 대 섬유산업 위주의 회사를 탈바꿈시켜 석유화학과 휴대폰 등 신사업 분야로 과감히 진출해 몇 년 사이에 회사의 덩치를 몇 배로 불리는 경영 수완을 발휘한 인물입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선친이 세상을 뜬 직후, 동생인 아닐과 인도판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다툼과 뒤 이은 재산 분할 과정을 겪으며 형제간에 서로 등을 돌리게 됐습니다. 이후 동생은 각종 비리에 휘말리면서 반부패규제당국의 조사를 받으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암바니도 최근 인도 정, 재계를 뒤흔들고 있는 이른바 '통신 주파수 스캔들'의 한 가운데 자리하면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암바니의 궁전인  '안틸라'가 공개되면서 인도 사회에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안틸라'가 하필 뭄바이 최대 슬럼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인데, 빈민 퇴치 운동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빈민가 가운데 하나인 뭄바이 슬럼가 한 복판에 굳이 이런 초호화 주택을 세워야 했었느냐며 암바니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슬럼가에 뭄바이 인구 1천3백만 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살고 있으니, 그런 볼멘소리가 나올 법도 합니다. 아무튼 암바니 회장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에 맘 편히 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