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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탈세로 4천101억 추징당한 A회장

국내 소득.활동 철저히 숨기고 해외 재산도피, 국세청, 무역거래 조작 등 갖가지 역외탈세 끝까지 추적.과세

역외탈세로 4천101억 추징당한 A회장
선박임대 및 해운업을 경영하는 A회장은 한마디로 '유령인간'이었다.

조(兆) 단위의 재산을 가진 자산가였지만, 서울에서 그가 사는 집의 임대차계약서는 친인척 명의로 허위 작성됐다. 아파트, 상가, 주식 등 국내 자산은 모조리 해외 페이퍼컴퍼니로 명의가 이전됐다.

'회장님'으로 불렸지만, 서울에 있는 회사의 대표이사도 맡지 않았다. 경영활동은 휴대용저장장치(USB)나 구두지시 등을 통해 은밀히 이뤄졌다. 일체의 공개 활동을 피했고, 세무컨설팅도 해외 회계법인을 이용했다.

'유령인간' 생활의 목적은 단 하나였다. 바로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서였다.

160여척에 달하는 선박을 소유해 운영했지만, 선박의 소유는 해외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로 돌렸다. 선박 임대소득 등을 신고하지 않아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서였다. A회장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어느 나라에도 세금을 내지 않았다. A회장이 소유한 해운회사의 총자산은 무려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올해 신설된 국세청 역외탈세담당관과 조사국 국제조사과의 '칼날'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끈질긴 추적과 국제공조 등을 통해 국세청은 A회장에게 4천101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이는 국세청이 밝혀낸 역대 역외탈세 사례 중 최대 규모다. A회장은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국내 호텔이나 부동산, 사업체 등을 소유한 것은 물론 A회장은 스위스, 케이만아일랜드, 홍콩 등의 해외계좌에도 수천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A회장의 사례는 우리나라 부유층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얼마나 파렴치한 역외탈세 수법을 동원하고 있는 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국세청이 11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역외탈세 추징액은 무려 41건, 4천741억원에 달한다. 올해 목표였던 1조원의 절반가량을 벌써 거둬들이는 성과를 거뒀다.

이날 밝혀진 역외탈세 사례들은 부유층에 만연한 역외탈세가 갈수록 지능화, 전문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계장치 수입업체를 운영하는 B씨는 사지도 않은 기계장치를 수입한 것처럼 장부를 조작, 매입원가를 부풀려 법인세를 탈루했다. 이 돈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유용한 B씨에게 국세청은 법인세 등 174억원을 추징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합성수지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C씨는 홍콩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이 법인에 실제 가격보다 싸게 수출했다. 홍콩법인은 실제 가격으로 해외 거래처에 판매함으로써 이익을 거둬들였다. 국내법인이 거둬야 할 이익을 홍콩법인으로 돌린 것이다. C씨는 법인세 등 146억원을 추징당했다.

D씨는 직접투자신고 없이 해외법인을 설립한 후 이 법인 주식을 팔았으면서도 매각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매각자금은 다른 해외주식을 사들이고 자녀에게 증여되는 데 쓰였다. D씨는 양도세 등 64억원을 추징당했다.

국세청 김문수 차장은 "역외탈세 행위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추적해 과세하고 조세범처벌법을 엄격하게 집행하는 등 역외탈세 차단에 세정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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