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도 어느덧 한 달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3월 한 달은 일본 지진과 함께 보낸 듯 합니다. 원자력발전소와 방사성 물질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알게 되었고요. ^^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물이 바다로 흘러들며 '죽음의 바다'로 변한다는 우려가 나왔었지만 이제는 땅에 대한 걱정이 커져 가고 있습니다. 토양 오염이 생각보다 심각해 보입니다.
일본 정부가 당초 원전에서 반경 30km 지역까지 대피를 권고했지만, 방사능 누적치 시뮬레이션 결과, 방사성 물질들은 동심원이 아니라 불규칙한 모양으로 퍼지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위의 그래픽은 아사히 신문에 어제 실린 것인데요, 원전을 중심으로 북서쪽과 남쪽 방향으로 길쭉하게 뻗어나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http://www.asahi.com/national/update/0407/TKY201104070577.html (원문보기)
이런 시뮬레이션을 뒷받침하듯, 원전에서 약 40km 떨어진 이다테 마을(그림에서 2번 지역)에서 방사성 세슘이 토양 1제곱미터 당 최고 219만 베크렐 검출됐는데,(흙 1kg당 22만7천 베크렐) 이 수치는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 주민들의 강제 이주 기준보다 4배나 높습니다.
그동안은 원전에서의 거리에 따라 대피 명령, 또는 권고를 내렸지만 오히려 원전에서 20여 km 떨어진 미나미소마 지역(그림의 3번 지역)의 세슘 농도는 평균치 기준 12분의 1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그래도 높은 수치이긴 합니다만)
이제는 거리와 상관없이 누적 방사선량 기준으로 대피지역을 설정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토양에서 대기중으로 방사선이 뿜어져 나오면서 3개월 후에도 평상시의 400배나 되는 방사선이 나온다 하니 야외 생활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겠지요. 꼬박 밖에서 지낸다고 가정하면 단 이틀 만에 1년치 피폭 한도를 넘어버립니다. 세슘의 반감기는 30년이기 때문에 최소 30년 이상은 사람이 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토양 오염이 기준치 이상을 넘어가면(흙 1kg 당 세슘 5천 베크렐 이상) 벼농사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는데, 원전 주변에 있는 후쿠시마현의 농가들 대부분 해당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세슘의 반감기는 30년으로 길기 때문에 한번 벼 농사 제한 조치가 발동되면 농민들은 사실상 벼 농사는 포기해야 하는 것이나 다름없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세슘 농도 추이에 따라 원전 반경 수십 km 지역에서 벼 뿐 아니라 다른 작물도 재배가 금지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죽음의 바다'에 이어 '죽음의 땅' 우려까지… 소리없이 번져 큰 피해를 야기하는 방사능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 내용은 어제 8시 뉴스 리포트로 준비하다가 막판에 아쉽게 '빠져서' 취재파일로 대신 전해드립니다. 40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뉴스를 전하다보니 기사를 다 쓰고도 방송이 안 되는, 이런 일이 왕왕 있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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