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내가 성형 수술 종결자!

'비너스의 유혹'으로 불리는 성형수술은 이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보편화됐습니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을 넘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성형 문턱이 낮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세계 최고 기록을 관리하고 있는 기네스북에 오른 최다 성형수술자는 올해 55세의 미국이 여성 신디입니다. 열네 살 때부터 30여 년 동안 무려 쉰두 차례나 성형 수술을 받은 명실공히 '성형의 종결자'입니다.

명성에 힙입어 신디는 현재 잘나가는 성형 수술 상담가이자 저술가로 맹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성형과 나이들지 않는 법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살아있는 인형(Living Doll)', '이미지와 성형의 비밀들(Image and Cosmetic Surgery Secrets)'이라는 두 권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20대의 미모를 유지하고 있는 신디는 가장 최근에는 혈관과 힘줄이 나온 손이 마음에 들지 않아 콜라겐 주사를 맞았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전신 마취 성형수술 14회를 포함해  얼굴 리프팅, 입술과 눈, 코, 턱에 이르기까지 전신에 손을 안 댄 곳을 찾는 게 오히려 빠를 정도입니다.

여기에 쓴 돈만 1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억 원이 넘는데 수술비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겨 준 유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신디가 처음 성형의 길로 입문한 10대 시절, 신디의 외모를 놀려댔던 사람들 중에는 다혈질의 아버지도 포함돼 있었다고 합니다.

비공식적이지만 신디를 뛰어넘는 성형수술 편력을 자랑하는 영국의 모녀도 있습니다. 

올해 50세인 사라 버그는  바비 인형 같은 외모를 꿈꾸다 25세 때부터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금껏 150회나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사라가  성형에 들인 비용만 해도 8억 원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영국 '데일리메일'이 지난해 보도했지만 검증은 안 됐습니다).

성형도 모전여전(母傳女傳)인지 사라의 딸도 일찌감치 성형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사라는 딸 한나가 15세가 되던 해 보톡스 주사를 놔줬습니다. 한나는 엄마처럼 주름살이 생기지 않게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보톡스 시술을 받았고, 조만간 필러로 입술을 도톰하게 만들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얘기를 들은 네티즌들은  "딸이 인형이냐?"는 질타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물론 성형을 많이 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형중독'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성형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과도한 성형이 신체적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될 겁니다. 사례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슈퍼모델  셰일라 허쉬는 기네스북 신기록 작성을 위해 무려 12차례나 가슴 확대 성형수술을 받아 38KKK 사이즈로 가슴을 키워 원하던 대로 기네스 기록을 갖게 됐지만, 곧 성형의 무작용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녀는 가슴에 짓눌려 숨도 못 쉬고 일어나 걷기도 힘들어서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있어야 했고 바이러스가 혈관을 타고 전신에 퍼지기 시작해 생명까지 위태로운 지경에 놓여 결국  실리콘 유방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2개월에 걸쳐 실리콘액을 빼냈고 결국 확대시술한 가슴을 잘라내 원상복구시키는 대수술을 받은 끝에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수술 후 얼마 되지 않아 가슴 보형물이 없는 자신이 추해 보일 것이라며 심한 우울증에 시달린 그녀는 약물 과다 복용으로 2 차례나 자살을 시도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성형으로 인한 부작용 관련된 사건사고는 하루가 멀다하고 방송과 신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성형 수술은 1차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외과술에 힘입어 의료적 치료 차원을 뛰어 넘어 미에 대한 대중의 꿈과 열망을 충족시켜주는 소비산업으로 발전했습니다. 누군가는 성형의 순기능을 강조하며 '칼을 사용하는 정신 의학'이라고까지 칭송하기도 했습니다.

성형수술에 대한 찬반을 떠나 적어도 부작용에 대한 경보기는 항상 켜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