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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몽골아기 안날을 도와주세요

[취재파일] 몽골아기 안날을 도와주세요

평소에 친분이 있는 분이 얼마 전 전화를 했습니다. 주변에 급히 돈이 필요한 아기 엄마가 있는데 사연이 무척 딱하다며 도울 방법이 없는지 물었습니다.

내용을 들어보니 몽골에서 온 아기가 희귀병을 앓고 있는데,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인은 제게 뉴스를 통해 아기의 사연이 전해지면 후원자를 찾을 수 있지 않겠냐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아기가 어떤 상태인지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듣다가, 이 말 한마디가 가슴 속을 파고들었습니다. 

"아기 얼굴색이 포스트잇 같아요".

사람 얼굴이 노란 포스트잇 색깔과 같다면 도대체 얼마나 노랗다는 것일까요. 그리고 아기는 얼마나 많이 아프다는 것일까요. 아기가 너무나 안쓰러웠습니다.

아기를 만나러 갔습니다. 아기의 이름은 안날에르덴네. 생후 8개월 된 작은 아기입니다. 담도폐쇄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안날은 배에 복수가 가득찬 상태이고, 간도 쓸 수 없이 망가져버렸습니다. 소화기능이 떨어져 음식물도 제대로 먹지 못합니다. 지금 이런 상태라면 안날에게 남은 시간은 앞으로 길어야 1년 남짓입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을 줄 알았던 안날은 집에 있었습니다. 한국에 따로 집을 마련하지 못한 아기 엄마는 조카 집에서 안날을 데리고 살고 있었습니다.

아픈 안날이 병원에 있으면 좋으련만, 아기 엄마는 입원비가 부담스러워 퇴원했다고 말했습니다. 입원비가 부담스러울만큼 엄마는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습니다.

지인에게 들었던 것처럼 아기 얼굴은 노랬습니다. 얼굴 뿐만 아니라 팔과 다리도 노랬고, 하얀 눈자위도 노랬습니다.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 입술을 뺀 모든 곳이 노랬습니다. 안날은 침대 위에 가만히 누워있었습니다. 기운없이 축 늘어진 아기. 마음이 아팠습니다.

직업이 피부과 의사라는 엄마는 강한 여자였습니다. 몽골에 있는 집을 팔고 돈을 마련해 한국에 왔다는 엄마는 인터뷰 내내 담담한 표정으로 모녀의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하지만 중간중간 가슴이 아픈듯 칭얼대는 안날을 다독이며 다정한 말을 속삭이는 엄마의 얼굴에는 감출 수 없는 괴로움이 짙게 배어 있었습니다.

희망적인 것은 아기가 간 이식 수술을 받으면 건강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다행히 아기가 엄마의 간을 이식받을 수 있다는 검사 결과도 나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수술비 문제가 이들 모녀를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딱한 사정을 고려해 이런저런 비용을 빼준다고 해도, 1억 원에 달하는 수술비를 엄마는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금요일 방송이 나가고 난 뒤 몇몇 분이 제게 후원 관련 문의를 주셨습니다. 1억 원이 큰 돈이지만 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보태면 수술비를 마련할 수 있지 않겠냐며 모녀를 응원해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안날이 무사히 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몽골로 돌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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