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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세무조사…삼성을 겨냥했나?

[취재파일] 세무조사…삼성을 겨냥했나?

국세청이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에 대해 일제히 세무조사를 벌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호텔신라와 삼성중공업에 대해 4일부터 조사가 시작됐고 삼성물산은 2월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삼성그룹 측은 이 보도에 매우 당혹스러워했습니다. 세무조사가 사실인건 맞지만 이 조사를 이건희 회장의 지난 전경련 회장단 회의 발언과 연결짓는 게 싫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10일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전경련회장단 회의에 이건희 회장이 참석했죠. 오랜만에 참석한 이 회장에게 기자들이 당연히 몰렸고  걸어들어오던 이건희 회장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점수를 묻는 질문에 "낙제점은 면한 수준이다"라고 솔직한(?) 발언을 했습니다. 이 발언에 대해 청와대가 상당히 불쾌하게 생각했고 이후 정부와 삼성간에 긴장관계가 조성돼온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일단 세무조사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4~5년 마다 이뤄지는 정기 세무조사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그룹 계열사가 70여 개나 되고 매년 돌아가면서 몇개씩 조사를 받고 있는데 이번 세무조사는 특별한 의도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삼성생명과 화재, 증권 등 금융 3사가 세무조사를 받았고 에버랜드는 올 초에 조사가 끝났으며 이번에 거론된 삼성물산의 조사는 이 회장의 발언이 있기 이전인 2월에 시작된 만큼 일종의 보복일 수 없다는 것이죠.

삼성 측은 또 국세청이 올해부터는 매출액 5천억 원 이상 기업은 성실납세 업체라도 예외없이 4년마다 의무적으로 세무조사를 하도록 규정을 바꿨기 때문에 만약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세무조사를 안받을 경우 거꾸로 특혜시비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일정 기간 동안 조사를 받지 않은 회사들이 조사를 받게된 것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국세청의 조사 담당부서를 보더라도 정기조사는 맞는 것 같습니다. 서울청 조사 2국이 신라호텔을, 1국이 삼성중공업을 조사한다고 하는데 원래 1국과 2국이 담당입니다. 만약 4국이 조사를 했다면 이건 특별조사일 가능성이 있지만 1국과 2국이 담당했다는 것은 정기조사라는 사실을 뒷받침해줍니다.

하지만 정기조사라고 해서 삼성을 겨냥하지 않았다고 얘기하기도 어렵습니다. 정기조사대상 선정은 국세청 마음대로인 만큼 의도적으로, 심지어는 한번 혼내주려고 조사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정답은 국세청만 알고 있겠죠.

이런 가운데 지난 2007년 세무조사를 받은 이후 4년간 받지 않은 삼성전자의 조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4년마다 반드시 조사하기로 규정이 바뀌었는데 조사가 시작되지 않아 일부 언론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조사를 유예해줬다는 식의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내기도 했습니다.

삼성의 세무조사가 보복성인지 아니면 정상적인 과정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인지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자체가 참 우습기도 합니다. 이 논란 자체가 그동안 세무당국이 '세무조사'를 특별한 목적으로 특별한 의도를 갖고 해왔다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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