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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전투도 자격증 갖고 하나요?

- 특전사 자격증 훈련장에서 -

[취재파일] 전투도 자격증 갖고 하나요?

군인은 전투를 하는 사람이다. 그것도 잘해야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지난해 천안함, 연평도 사건을 겪으면서 우리 군은 전투를 잘하지도, 도발을 당하면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한다는 걸 알게됐다.

군 스스로도 인정하는 안타까운 현실... 그래서 군이 내놓은 게 전투형 강군 육성이다. 절박한 과제다.

하지만 어떻게? 말로만 해서는 국민들이 믿어줄 것 같지도 않고, 군 내부에서도 안 따를 것이 뻔하니 자격증 제도라는 걸 내놨다. 육군이 주도한다. 군이 싸우는 능력에 대한 자격증을 갖게 하겠다는 것은 그동안 그런 자격 없는 군인이 많았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것 같기도 하다.

노래 못하는 가수들이 너무 많다보니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어떤 프로그램에 나온 걸 보고 감동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가수들에겐 자격증을 줄만도 하다. 어쨌든...

특전사에서는 공수, 스쿠버, 특공무술, 저격 등에 대한 자격증을 발급하고 유격, 지뢰, 폭파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예정이다.

그 첫 번째 과정인 특전사 공수 훈련장을 다녀왔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교육생들은 땀을 뻘뻘 흘린다. 땅바닥에 넘어지는 착지 훈련을 2천 번 가까이 한다고 한다.

그래야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도 본능적으로 안정된 착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합격해야 자격증을 준다니 열심히 하는 것도 같다. 그런 자격증이 있으면 진급도 빨리 시켜줄 계획이다. 주로 간부들이 대상이다.

사병들도 특급전사, 전투프로, 일반전투원 등으로 등급을 분류해 차별대우(?)할 예정이다. 훈련이 더 세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렇게라도 동기를 부여하고 훈련이 내실화된다면 나쁠 건 없다. 군인 자격이 없는 사람은 내쫓고 자격있는 전투원들을 우대하면 전투형 강군이 못될 것도 없겠다.

다만 자격증이 또 다른 요식행위가 되는 건 경계해야 한다. 자격증을 딴다고 전투형 군인이 되는 건 아니니까.

더 중요한 건 역시 인식의 전환이다. "나는 전쟁이 나면 국민을 보호해야할 군인이다. 나는 싸우는 사람이다. 내가 있는 이곳이 전장이다"라는 의식이 없으면 자격증이 무슨 소용일까?

군복은 싸울 때 입는 옷이지 각 잡히게 다려입는 옷이 아니다. 지휘관은 높은 분들이 모여있는 후방이 아니라 전방을 바라봐야 한다. 군이 제 모습을 찾는다면 국민들은 군에게 기꺼이 더 큰 자격증을 내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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