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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방사능과 광우병은 닮았다"

SBS 시사토론 <방사능 비상, 한반도는 정말 안전한가?>

[취재파일] "방사능과 광우병은 닮았다"

지난주 SBS 시사토론 주제는 '방사능 비상, 한반도는 정말 안전한가?' 였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입된 방사능을 둘러싼 토론이었는데, 가장 뜨거운 쟁점 중 하나는 '정부 불신' 문제였습니다.

[지난주 시사토론 다시보기] http://j.mp/hqMQUW

비판적 입장의 환경단체, 학자들은 편서풍의 영향으로 방사능이 유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한 정부 발표가 불신을 자초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방사성 물질 검출 사실을 사흘 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점도 잘못된 위기 대응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원자력 사고 발생시 혼란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정부가 명확한 리더십으로 상황 관리에 나서고, 국민이 정부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길이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정부에 대한 신뢰다."

반면 정부 측 입장을 대변하는 패널들은 이렇게 강변합니다.

"편서풍 말고 다른 샛길을 통해서 방사성 물질이 들어오느냐 아니냐는 문제의 핵심이 아닐 수 있다. 중요한 건 방사능이 한반도로 건너 오더라도, 결코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게 바로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본질이다."



이 말을 듣자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입니다. 실제로 광우병과 방사능은 상당히 유사합니다. 감염 혹은 피폭 여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어서, 공포심이 극대화된다는 공통점이 있죠. 또 광우병이 먹을거리 문제인만큼 전국민 모두가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었 듯이, 방사능 문제 역시 대기나 빗물 등을 통해 누구나, 불특정 다수가 피폭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둘 다 괴담이 떠돌았던 점도 같습니다.

정부 관계자의 말대로, 이번 방사능 문제의 핵심은 유입되더라도 정말 유해하냐 무해하냐, 이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시민들은 방사능 유무해 판단 이전에, 사실 그대로, 팩트 그대로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를 진실되게 공개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여기에는 기존에 쌓여 있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이미 재야 전문가와 네티즌들은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한반도 방사능 유입 가능성을 스스로 확인해 냈습니다. 또 이같은 정보가 수많은 미디어와 SNS 등을 통해 삽시간에  유통되는 게 지금 우리 현실입니다. 우리 정부가 모든 정보를 독점할 수 있으리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는 말이죠.

국가 위기 상황시 정부와 국민간의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에 대한 진지한 연구와 고민이 시급한 건 그래서입니다. 신뢰를 잃은 정부의 말은 위기를 증폭시켜 대혼란을 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광우병, 천안함 사태를 통해 드러난 한국사회 소통의 갈등으로 이미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하지 않았나요? 하지만 정부의 대응 방식은 별로 발전한 것 같지 않아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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