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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총, 주주행동주의 더 세졌다

소액주주 제안 잇따라 통과…기업 `몰아치기' 주총 

주주행동주의가 서서히 결실을 보고 있다.

주주행동주의는 지배구조 개선, 경영진 교체 등 핵심 현안에 주주들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배당이나 시세 차익을 넘어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키우겠다는 논리다.

지난주 끝난 올해 `주총시즌'에는 과거처럼 주총장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한껏 높이는 장면이 줄었지만, 주주제안이나 소송 등으로 실력 행사하는 움직임은 뚜렷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금요일에 무더기로 주총을 개최하는 관행은 여전했다. 주주행동주의가 강화하는 추세에서 소액주주의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소액주주, 주주제안ㆍ소송 실력행사
소액주주들의 제안은 곳곳에서 관철됐다.

인테리어 디자인업체 국보디자인[066620] 주주총회에서는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후보가 감사로 선임했다.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감사 자리를 공략한 결과다.

배합사료 업체인 케이씨피드[025880]는 유통주식을 늘리기 위해 `10대 1' 액면분할을 결의했다. 소액주주의 주주제안으로 상정된 안건이다.

주주제안을 하려면 6개월 이상 보유한 지분 1%(자본금 1천억 이상 법인은 0.5%) 지분이 필요하다.

소액주주모임 네비스탁 김정현 대표는 "종전에는 주주제안에 필요한 주식을 모으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웠다. 장기 보유 성향이 강화하고 소액주주의 참여가 늘면서 주주제안에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영진 퇴진 요구에 직면한 인선이엔티[060150]도 주요 주주의 목소리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

2대 주주인 올림퍼스캐피탈이 추천한 김진 이사, 라자드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장하성펀드)가 주주제안한 김진현 사외이사가 각각 선임했다.

구조조정전문 사모투자펀드(PEF)인 서울인베스트 박윤배 대표는 "최근 코스닥을 중심으로 퇴출이 잇따르다 보니 주주들이 지배구조나 실적에 관심을 높일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소송도 경영진을 공략하는 효과적인 `무기'로 활용됐다.

국보디자인 주총에서는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응책으로 이사 선임ㆍ해임 요건을 강화하는 초다수의결제 도입이 무산됐다. 정관변경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법원서 받아들여진 결과다.

경제개혁연대 등 현대차 주주들은 정몽구 회장이 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하는 쪽으로 합의하자 항소를 포기하고 소송을 종결지었다.

  
◇올해도 `몰아치기' 주총
사회적 이목을 피하고자 주총을 금요일에 집중하는 `구태'는 여전했다.

상장회사협의회 집계 결과,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655개사 가운데 546개사(83.4%)가 금요일에 주총을 열었다.

셋째 주 금요일인 3월18일에는 삼성ㆍLG 등 주요 그룹 계열사를 포함해 279개사(42.6%)가 주총을 했다. 넷째 주 금요일인 3월25일에도 197개사(30.1%)가 주총을 열었다.

특정일에 무더기로 개최해 소액주주의 관심을 분산하고 경영 실책이나 실적 악화에 따른 질책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의된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 측은 "회사로서도 주주와의 소통할 기회를 잃는 것이다. 몰아치기로 주총을 여는 관행은 제도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직 고위 공무원 등이 사외이사에 배치되는 추세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CGCG가 주요 47개사를 분석한 결과, 사외이사 추천 후보 114명중 교수와 전직 관료(각 26.3%), 변호사(17.5%) 등 3개 직군이 전체의 70.1%에 달했다.

CGCG 김선웅 소장은 "금융회사에 금융감독원 출신이 배치되는 것처럼 재계에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관료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경영권 분쟁 `분수령'
경영권을 놓고 주요 주주들의 표(票) 대결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백미는 현대상선 경영권 논란이었다.

범(汎) 현대가(家)가 현대상선 주총에서 우선주 발행한도를 2천만주에서 8천만주로 늘리는 정관변경안에 반대하면서 안건을 무산시켰다.

이번 논란으로 잠시나마 `해빙' 기미를 보였던 현대그룹과 범 현대가의 갈등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체들의 경영권 대결은 대부분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에이치앤티[088960] 주총에서는 정국교 전 대표의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총회 직전 주주제안이 철회되면서 회사 측 승리로 끝났다.

`모자(母子) 분쟁'으로 관심이 쏠렸던 동원수산[030720] 주총에서는 양측이 극적으로 타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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