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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향수는 악취다?!" - '오줌으로 만든 향수'

[취재파일] "향수는 악취다?!" - '오줌으로 만든 향수'
"향수는 악취다?!" 엉뚱하게 들리시겠지만  틀린 얘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인류가 처음으로 향을 이용하기 시작한 게 약 5천 년 전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신을 모시는 제단 앞에 설 때 몸을 청결히 하고, 향내가 풍기는 나뭇가지를 태우고 향이 나는 잎사귀의 즙을 내어 몸에 발랐던 것이 향수의 기원이 됐다고 합니다. 향이 신과 인간과의 교감을 매개해주는 역할을 한 것입니다. 향수를 뜻하는 영어단어 perfume은 라틴어인 per-fumum 즉, 연기를 내다는 의미의 per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종교 분야에서 처음 사용됐던 향수는 이후에는 위대한 왕의 미라를 만들 때 방부제와 살균제 용도로 사용되면서 약물로 진화하게 됩니다. 그리스와 로마를 거쳐 귀족들의 기호품이 된 향수가 근대적인 형태로 발전한 시기는 1370년경으로 알코올과 섞은 이 향수를 '헝가리 워터'라고 불렀습니다.

그 이후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조향사들의 손을 거치면서 다양한 향기를 뿜어내는 수많은 향수가 여성들, 아니 그녀들의 남성들을 유혹해 왔습니다.



원료에 따라 식물성, 동물성, 조합 향수로 나뉘고 제조법에 따라 천연향수와 화학향수로 크게 나뉘지만, 그 원료와 제조법에 따라 수많은 조합이 가능해 그 종류는 가히 무한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 런던에서 공부하는 제이미 니콜라스 라는 괴짜 청년이 최근 좀 엽기적인 향수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 청년이 사용한 향수의 원재료는 다름아닌 자신의 소변, 오줌이었습니다.

"잔여 (Surplus)'라는 의미 심장한 이름을 붙인 이 향수는 한 병에 65달러, 우리 돈으로 약 7만 원 정도하는데, 총 85병을 한정(?) 생산해서 지금까지 25병이 팔렸다고 합니다.

니콜라스에 따르면, 향기를 처음 맡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가 성분이 무엇인지 얘기 주고 나면 그제서야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합니다.

      


소변으로 만든 향수라... 일견 불결한 느낌이 드는 게 당연해 보이긴 하지만 고급 향수들의 원료도 따지고 보면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현재 향수의 기본 에센스로 사용되는 사향과 용현향, 영묘향, 해구향의 본적지는 중국에 서식하는 사코우 사슴의 생식 분지 주머니와 병든 향유 고래의 결석 덩어리, 사향고양이와 비버의 항문에서 나오는 분비물 등입니다.

동물의 몸에서 분비되는 이들 물질은 원래 상태대로 냄새를 맡아보면 악취 덩어리라고 합니다. 아니 악취 정도가 아니라 구토까지 유발한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악취에서 향수가 비롯된 것이죠.

기왕 얘기 나온 김에 하나 더 할까요.^^ 

       


지독한 방귀 냄새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아미노산이 분해될 때 생기는 '인돌' 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걸 0.1% 이하로 묽게 희석하면 어느 최고급 향수보다 매혹적인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방귀와 향수가 얇디 얇은 습자지 한 장 차이고, 당장 눈앞에 보이는 불쾌함이나 아름다움, 선과 악도 따지고 보면 모두 사람들의 관념과 선입견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요? 원효대사가 맛있게 마셨다는 '해골 물' 고사도 살짝 떠오르고요. 

향수는 악취다?!  여러분은 아직도 이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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