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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원전비상…한반도는?

[취재파일] 원전비상…한반도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폭발 사고가 난 지 열흘이 지났지만 방사성 물질 공포가 여전하다. 특히 일본 정부와 원전을 관리하는 도쿄전력의 사고 수습 과정이 신뢰를 얻지 못하는 와중이어서 전 세계적인 핵발전소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편서풍 덕을 보고 있어 다행이다. 알려진 대로 한반도는 중위도에 위치하고 있어서 지상 3km 상공에서는 연중 편서풍이 불고 겨울에 이어 초봄 이맘때 쯤엔 지상에서도 북서풍이 분다니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은 바람을 타고 태평양 쪽으로 날아 갔고, 이같은 사실은 일본에서 8천km 가량 떨어진 미국 서부해안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외신으로 입증이 됐다. 또 국내 방사선 준위만 살펴보아도 원전 폭발 전후 평소와 변동 없이 안정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직후 24시간 원전안전위기상황반을 가동 중인 원자력안전기술원은 30명의 연구원들이 방사선 준위와 국내 원전 상황을 세밀하게 살피느라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전국 70곳에 설치된 방사선감시망 뿐 아니라 국립대를 중심으로 설치된 12개 지방 방사능 측정소에서 방사선량을 24시간 측정, 원자력안전기술원으로 보내온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방사성물질 공포가 확산되자 좀더 세밀하게 관찰하기 위해 기존 15분에 1회씩 업데이트되던 방사선 준위 업데이트 기준을 5분으로 단축했다.

상황반 내의 가로 7미터 세로 3미터 규모인 전산 스크린에는 한반도 방사선 준위와 원전 가동황이 쉴 새 없이 표시된다.

일본과 직선거리로 900km 가량 떨어져 가장 가까운 울릉도의 경우 130~138나노시버트를 유지하고 있다. 원전 폭발 전후 변동이 없다. 비가 올 경우에는 약간 상승해 140~150나노시버트 수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비가내릴 때 자연핵종이 지표면에 침착돼 방사선 준위가 올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우리나라 방사선 준위의 정상 범위는 50~300나노시버트. 원자력안전기술원 연구원들은 만일 후쿠시마 원전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더라도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고 자신했다. 최악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라고 한다.

이들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에 따른 방사선준위 변동 보다 사실 국내에서 가동중인 21기의 원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구원들은 15초마다 고리, 영광, 울진, 월성에서 전해오는 원전 가동 상황을 감시하느라 한눈을 팔지 못하고 있다.

IT선진국 답게 국내 자체 개발한 ATOM CARE 상황판에서는 원자로 냉각계통, 증기발생기 압력, 격납건물 방사선 준위 등 각 원전 호기별로 전송되는 무려 400~4000개의 안전변수 데이터가 손금들여다보듯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원전이 정상 발전 중일 경우 녹색불이 들어오고 만일 운전 중 이상이 생길 경우 황색표시가 됨과 동시에 연구원들에게 경고벨이 울려 즉각 대응태세에 들어간다고 한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원장 아래 본부장 2명, 보직부장 9명, 팀장이하 직원등 모두 410명이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의 한반도 영향은 없고 국내 원전의 안전도 역시 지진 6.5규모에 견딜 수 있을 만큼 안전하다며 지나치게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2천 년 부터 현재까지 국내 원전 21기에선 설계, 제작 불완전, 기계 오작동 등으로 총105회에 걸쳐 고장이 발생했고 운전이 정지됐다고 한다.

고리1호기를 비롯해 월성1호기 등 가동 기간이 20년을 넘긴 노후 원전도 9개에 이른다. 2천7년 수명을 다한 고리 1호기는 10년간 가동을 연장했고, 2012년 수명이 끝나는 월성 1호기도 수명 연장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도 시설이 노후한 것으로 알려져 걱정이 더 크다.

정부는 이번주 중  21기의 원전에 대한 총점검에 들어가기로 하고, 노후한 9개 원전에 대해선 비상전원, 노심냉각계통, 사용후 폐연료봉 저장실태 등에 대해 철저히 살펴보겠다고 한다. 다만 서두르지 말고 매뉴얼에 따라 원칙대로 진행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점검결과를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국민의 마음을 얻는 길이다.

우리나라 원전의 전력 생산은 총 발전량의 23%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원전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국민행동이 일어나고 대체에너지 개발에 적극 힘써야할것으로 생각된다. 당장 나부터라도 전기 아껴쓰기 운동을 해야겠다. 약간 불편하고 느리게 사는 것이 오래도록 평화롭고 건강하게 사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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