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보도국 국제부가 '2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지진 참사에 연이어 다국적군이 리비아를 공격하면서 '초대형 국제 사건' 뉴스 2개가 동시에 발생한 것입니다. SBS 뿐아니라, 국내 모든 언론사들의 사정이 비슷할 것입니다.
다국적군이 우리 시간으로 어제 새벽, 리비아에 대한 전격적인 군사작전에 들어갔습니다. 다국적군의 컨트롤 타워는 미국이 쥐고 있습니다만, 미군이 앞으로 2-3일 안에 나토군으로 주도권을 넘겨줄 계획이라는 소식도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다국적군의 리비아 공격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미국의 이중적 행보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바로 바레인 때문입니다.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이 성공한 이후, 이집트와 리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에 민주화 시위가 연일 확산되고 있습니다. 바레인 역시 전체 국민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수니파 왕조가 40년 가까이 권력을 독점해오면서, 이에 반발한 시아파(전체 국민의 70%) 국민들이 한달 넘게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레인 정부가 시위대에 초강경 진압으로 맞서면서 연일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이웃 왕조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반정부 시위진압을 지원하겠다면서 병력 1천 명을 바레인에 파견하기도 했습니다.
리비아 정부가 아프리카 용병을 고용해서 반군을 진압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같은 중동권 국가지만, 이집트나 리비아,이란의 민주화 시위 때와 달리 바레인에 대해서는 미국이 별다른 대응 없이 입을 꽉 다물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2월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더 많은 자유와 더욱 대표성 있는 정부를 향한 열망을 과감하게 드러낼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바레인의 경우엔 몇차례 강경 진압에 대한 미국 정부의 유감표명 정도만이 있었을 따름입니다.
<미국이 지지하고 있는 하마드 바레인 국왕>
왜일까요? 외신들은 이렇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바레인에는 미 해군 5함대가 주둔하고 있고, 그만큼 바레인은 미국에게 있어 중동 지역에서 핵심 안보이익이 걸린 국가라는 것입니다.
또 중동지역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 지리적으로도 바레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사이에 끼어서 이란에 대한 방어벽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바레인이 흔들리면 중동지역 안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보면, 아마도 미국으로서는 지금의 바레인 유혈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즉답을 피하고 싶은 껄끄러운 문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미국 역시 자신들의 이중적 태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문제 제기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80년대 이후 미국의 역할과 관련한 숱한 논란이 이어져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미국의 외교 정책은 철저하게 '미국의 국익'에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됩니다. 사람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다 보면, 부정적 측면이 드러날 수 밖에 없듯이 미국 역시 '국익'이라는 잣대를 놓고 움직이다보니 불가피하게 '이중적 행보'가 드러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바레인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두고봐야겠습니다만, 이에대한 미국의 대응을 잘 지켜보는 것도 미국이라는 나라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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