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작년 한해 대외적으로 공격적인 '스탠스'를 이어왔다.
3월의 천안함 사건에 이어 11월에는 연평도에 포격도발을 감행하고 미국의 전문가들을 불러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격적으로 공개함으로써 국제사회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북한의 일련의 행태가 권력세습기의 불안정성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회복기를 거쳐 2009년 1월 셋째 아들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의 갑작스런 유고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북한 지도부로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한 준비를 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후계자 내정후 1년반 만인 작년 9월에 열린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선임하고 후계구도를 대외에 공개한 것도 이 같은 북한의 조급증을 반영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이러한 후계구도는 북한 사회에 김 위원장과 후계자라는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병존상황을 만들어냄으로써 북한 특유의 '유일지배체제'에서 나오는 일사불란함을 와해시킨 것으로 보인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현재 북한은 후계구축 과정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이라는 컨트롤타워가 둘인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강온 양면의 정책 혼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정책적 혼선은 대외적으로 일련의 도발과 공세 속에서도 각종 대화 제의로 유화적 국면을 만드는 등 냉·온탕을 오가는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
실제로 천안함 사건 여파가 이어진 작년 5월과 8월 김 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해 6자회담에 참가하겠다는 입장을 중국 측에 전달했다. 북한은 또 연평도 포격의 상흔이 채 가시지도 않은 올해 1월에는 남북 당국간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백승주 센터장은 "현재 북한은 김정은의 권력승계 준비에 올인하고 있다"며 "도발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대한 대화공세도 결국은 김정은 업적쌓기와 연계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정책적 혼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사회적으로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북한은 2009년 화폐개혁 이후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따른 물가 폭등, 전력 부족, 식량난 등으로 국가경제가 현재 총체적인 위기 국면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화폐개혁 이후 쌀값이 최고 80배 뛰었다"는 내용의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회적으로는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 바람이 이집트와 리비아를 거쳐 북한의 턱밑인 중국에까지 도달한 상황이어서 공안통치에도 그 어느때보다 신경쓸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대북매체인 데일리NK는 지난달 '함경북도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초 장군님(김정일) 친필지시에 따라 각 지역 인민보안국마다 100여 명 규모의 '폭동진압 특수기동대'를 조직해 폭동요소 색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기동대는 장마당과 같이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을 집중 순찰하고 검문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회적 혼란이 권력승계기에 있는 북한 지도부에게 또 다른 도발을 선택할 개연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다.
외부의 적과 대치상황을 부각함으로써 내부적으로는 주민에게 위기감을 고조시켜 통제를 정당화하고 단결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천안함 사건으로 남북간 강대 강의 대결구도가 만들어지고 군사적 긴장이 심화됐다"며 "북한은 후계구도 구축을 위한 내부결속용으로 활용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언제든지 제2의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과 같은 군사적 도발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방전문지 디앤디포커스 김종대 편집장은 "북한은 군 최고수뇌부를 해주 일대의 현장지휘관으로 부임시킨데 이어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이 직접 이 일대의 지·해·공 합동군사훈련을 시찰하고 새 전투 준비를 독려하고 있다"며 추가도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천안함1년] 권력세습기 북한 도발 가능성 상존
"천안함·연평도 사건, 승계과정 불안정성 보여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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