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롯데마트 서울역점 2층의 생활가전 코너.
크고 작은 15종의 손전등을 진열한 판매대 앞에 일본에서 온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이 판매대는 최근 일본 대지진 참사 이후 자국에서 손전등, 건전지 등 비상물품을 구하기 어려워진 일본인들이 급격하게 몰리면서 특별히 설치됐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일본인만 하루 평균 1천명 가량 찾는 곳이다.
일본인 관광객이 주로 묵는 명동 과 가깝기 때문이다.
이 매장에서 대지진 이후 손전등 판매량은 400%가량 늘었다.
11~17일 1주일간 휴대용 랜턴과 랜턴용 건전지 판매량을 대지진이 나기 전 1주일과 비교하면 각각 11.6배, 4.4배가 팔렸다.
우리나라로 관광이나 출장을 온 일본인들이 정전 사태를 우려해 돌아가기 전 무더기 구매에 나선 것이다.
판매대에서 가족 수에 맞게 손전등 5개, 건전지 16개를 산 스즈키(53)씨는 "도쿄에서 출장 왔다가 내일 돌아가는데 아내가 한국에서 손전등을 꼭 사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교토에서 왔다는 아키코 요시오카(32.여)씨도 "내일 돌아가는데 도쿄에 있는 친구에게서 손전등을 사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지금 일본에서는 건전지를 구하기 어려워 손전등용 크기를 많이 사가려 한다"고 했다.
이날 오후 매장을 둘러보니 일본인들은 평소 찾지 않던 햇반, 카레라이스 등 레토르트 제품도 무더기로 사들이고 있었다.
가공식품 코너 판매원은 "일본인들은 평소 레토르트 식품은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요새 많이 사가서 신기하다"며 "라면도 5개들이 대신 상자째 사가는 등 불안감이 엿보였다"고 전했다.
계산원 김모(53.여)씨는 "일본인들이 평소에 김, 라면을 사가기는 하지만 요즘은 '사재기'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이 사가고 있다"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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