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마을, 같은 어촌계인데 어떻게 피해보상액이 다를 수 있는가. 정말 어처구니 없다"
태안원유유출사고 이후 3년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피해사정이 시작됐지만 돌아오는 것은 깊은 한숨 뿐이다.
최근 서산수협으로부터 맨손어업 사정결과를 통보받은 대부분의 피해민들은 '맨손어업 피해배상액 사정결과 안내문'을 보고 혀를 찬다.
더군다나 3년 3개월만에 날아든 국제기금의 피해배상액 사정결과는 검은 악몽을 채 지워내지 못하고 실의에 빠져 있는 피해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천차만별 사정결과는 지역공동체 붕괴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피해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입증자료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맨손어업의 특성상 피해민들은 국제기금측에 피해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면담(인터뷰)을 거쳤고, 이를 통해 사정결과를 통보받은 터라 같은 어촌계임에도 심지어 수백만원에 이르는 사정결과를 놓고 망연자실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사정결과와 무관하게 일괄적으로 개인별 280만원의 대부금을 집행한 서산수협측에 불만을 제기하며 대부금과 사정금액의 차액을 상환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대부금에 준하는 사정결과가 나오기를 학수고대했던 피해민들의 기대는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서산수협은 지난해 9월 28일 국제기금측으로부터 사정된 서산, 태안 2개 그룹 7778건에 대한 그룹 클레임의 사정결과를 놓고 허베이센터와 위임장 등 서류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고 지난 1월 개별 사정결과에 대한 통보를 허베이센터로부터 받았다.
하지만, 수협측은 다시 허베이센터로부터 9백여명의 위임장에 오류가 있다는 통보를 받고 다시 3주간 서류를 보완했고, 지난 2월 10일에나 돼서야 사정결과가 명시된 개인별 리스트를 통보받아 대의원회를 거쳐 피해민들에게 사정결과를 통보하기로 결정한 뒤 우편으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서산수협이 통보한 사정결과는 모두 7,778건. 이중 원유폭탄의 직격타를 입은 태안에 해당되는 건수는 5,054건으로 사정결과 76건이 기각당해 한 푼의 보상금도 받지 못하게 돼 대부금을 받은 주민들은 고스란히 대부금 전액을 상환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또, 맨손어업 보상에 있어 먼저 사정결과를 통보받은 태안남부수협의 경우 423건에 평균 170만원의 사정결과가 나온데 반해 서산수협의 경우에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평균 130여만원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지만, 내부적으로는 최소 0원에서 20만원에서 30만원대에 해당하는 저조한 사정결과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대 사정액은 800만원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번 사정결과의 총액이 65억원으로 이중에는 서산수협이 업무를 대행하기 위해 선정한 위탁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와 부경대, 서베이어인 대화감정 등에도 수임료를 지급해야 하는 실정으로 실제적인 피해민의 보상금은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어 사정순위가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농후함에도 허베이센터에 재청구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산수협 "선주책임제한절차에 최대한 많은 피해배상금 결정될 수 있도록 노력"
서산수협 관계자는 "사정결과가 이제서 통보된 이유는 그동안 위임장 보완 등에 한달 넘게 걸렸다. 7천건이 넘는 건수를 일일이 확인하려면 당연히 시간이 걸리지 않겠는가"라며 "개인별로 신청하면 그리 오래걸리지는 않는데 피대위를 거치다보니까 시일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이 관계자는 "입금 동의서는 아직 국제기금측에 보내지 않은 상태로 주민들은 사정된 금액은 일단 받겠지만 사실상은 조건부 즉 부동의한 상태로 대부를 받은 주민은 사정금액을 제하고 국토해양부를 통해 지급되고, 대부를 받지 않은 주민들은 수협으로 보상금이 오게 된다"며 "가능하면 이번 달 안에 입금 처리를 마무리지려고 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수협은 일단 사정결과가 통보된 이상 절차대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서산수협 대책위는 국제기금의 맨손어업 사정결과에 대해 "국제기금의 피해인정기간이 너무 짧고, 피해금액이 실제 피해액보다 과소 평가되어 사정금액에 동의할 수 없다"며 “하지만 국제기금에서 사정이 완료되어 대책위에 통보한 사정금액은 수령을 희망한다"는 부동의 의사를 지난 2월 11일부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서산수협 대책위측은 또 "서산지원에서 진행 중인 선주책임제한절차에서 최대한 많은 피해배상금이 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향후 선주책임제한절차와 그에 따른 이의소송 등 법적 대응을 위한 법률대리인을 선임하고 개인별로도 이의제기 의사를 수렴할 계획"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태안군 관계자도 "교통사고 났는데 보험회사에서 이것 밖에 안준다고 하는데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맨손어업을 생업으로 하고 있는 실제적으로 피해입은 주민들이 보상을 많이 받았어야 하는데 안타깝다"며 "앞으로 보상받지 못한 자에 포함시키거나 제한채권 사정재판 결과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어촌계, 하지만 보상금은 하늘과 땅 차이 왜?
하지만, 선주책임제한절차 이전에 같은 어촌계임에도 천차만별인 보상금에 대한 피해주민들의 불만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유류피해의 중심에 있는 소원면 A씨의 경우 이번에 국제기금으로부터 통보받은 사정결과는 22만원이다. A씨의 청구금액인 1,267만9천원에 비하면 턱없는 수치다.
이에 반해 원북면 B씨의 경우에는 2,000여만원을 신청해 650만원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같은 어촌계의 C씨는 70만원을 통보받았다. 같은 곳에서 같이 맨손어업을 해 왔는데도 사정액에는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국제기금측의 피해조사 당시 입증서류를 만들어내기가 어려운 맨손어업의 경우에는 전적으로 인터뷰에 의존할 정도로 피해입증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에 통보된 천차만별 사정결과는 피해민들을 납득시키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렇게 같은 어촌계임에도 사정결과가 차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한가지로 귀결된다. 조사 당시 적극적으로 피해사실을 입증했느냐가 주요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70만원의 사정액을 통보받은 C씨의 경우 전적으로 인터뷰에 의존한 반면, B씨의 경우는 당시 조사원들이 '기타 어촌계'로 분류했을 정도로 팔짱을 끼고 전업현장을 데리고 다니면서 직접 현장을 확인시키고 확인서를 받는 등 적극 대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솔직히 생업현장을 데리고 다니며 인정할 때까지 붙잡아 놓고 확인을 받는 등 영국애들(조사원)하고 흥정을 했다"며 "자발적으로 같이 움직였던 분들이 20여명 정도 되는데 초동조사때부터 꼼꼼하게 챙겨 그 분들은 모두 최소한 350만원 이상은 나왔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과와 관련해 태안군유류피해대책위연합회 관계자는 "같은 어촌계인데 어떻게 보상금액의 차이가 클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는 서산수협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안원유유출사고 3년 3개월이 지난 2월말 기준으로 태안군의 사정진도는 총 24,674건 청구에 9,203건이 사정돼 37.2%로 저조한 실정이며, 대부금은 9,512건에 277억7천여만원에 이르고 있지만 300건에 9억8천만원만이 상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이 SBS U포터
http://ublog.sbs.co.kr/east334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송고됐습니다.)
[U포터] 같은 어촌계 천차만별 보상, 태안 피해민들 망연자실
맨손어업 개인별 사정결과 통보... 재청구 잇따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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