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이런 가운데서도 한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한 필사의 구조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아직은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의 터널 속, 하지만 곳곳에서 기적같은 구조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권란 기자입니다.
<기자>
대피소 옥상이 갑자기 술렁입니다.
[사람이 저기에 있다! 1명이 있다! 누가 좀 구해주세요!]
진흙 속에 건물 잔해와 함께 처박힌 자동차 안에서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주민들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자위대의 구조 작업이 시작됩니다.
10분 뒤,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가 차 밖으로 무사히 빠져나옵니다.
노인은 차에 탄 채 쓰나미에 휩쓸려 다니다가 진흙 속에 묻혔는데 토사와 자갈 때문에 미처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꼼짝없이 20시간 동안이나 차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쓰나미에 휩쓸려 갔었어요?)얼마나 휩쓸려 갔었는지…무서웠어, 무서웠어.]
얼마나 힘들었을까, 지켜보는 가족의 눈에선 하염없이 안도의 눈물이 흐릅니다.
흙탕물로 변해버린 바다 위, 산산조각난 지붕을 간신히 붙잡고 44시간이나 떠다니던 60대 노인도 구조됐습니다.
[CNN 방송 : 해안가에서 16km 떨어진 지점에서 생존자가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노인은 구조대의 눈에 잘 띄도록 머리엔 헬멧을 쓴 채 대나무 장대에 빨간 천을 묶어서 흔들고 있었습니다.
노인은 음료수 두 병으로 이틀을 버티며 목숨을 건졌지만, 사랑하는 아내는 쓰나미에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구조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게센누마시에선 건물 안에 갇혀 있던 탁아소 아동 67명이 구조됐고, 나토리시에선 창 밖으로 손수건을 흔들며 40시간을 버틴 노부부가 구조되는 등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싹이 트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염석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