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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아이폰, 이젠 소비자가 큰 소리를"

[취재파일] "아이폰, 이젠 소비자가 큰 소리를"

"아이폰 언제부터 판매할 겁니까?" SK텔레콤이(이하 SKT) 지난 1년 동안 가장 많이 받은 질문중 하나일 겁니다. SKT를 사용하던 고객들 중 아이폰을 이용하기 위해  KT로 통신사를 바꾼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직장인도 SKT를 7년 가까이 사용하면서 쌓인 VIP 고객 포인트를 모두 포기하고 KT로 번호이동을 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이폰을 사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만큼 아이폰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SKT가 곧 아이폰을 판매할 것이라는 추측이 지난 1년 동안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결국 이달 초 SKT가 아이폰 판매를 공식 발표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큰 변화가 왔습니다.

1년 전 KT가 아이폰 판매를 시작한 이후 고객들은 아이폰에 AS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큰 불편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아이폰 구입 고객이 개통 취소를 원할 경우 구입 당일에만 가능했습니다. 결국 구입한 지 24시간이 지나면 취소는 어렵고 문제가 발생하면 리퍼폰으로 교체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리퍼폰이란 새 제품이기 보다는 재생된 부품을 사용한 서비스폰이 라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습니다.

또 턱없이 부족한 AS센터, 고가의 수리비 등은 고객의 불만을 키우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SKT가 들고 나온 것이 바로 차별화된 AS 정책입니다. 아이폰 판매를 발표한 SKT의 지난 6일 발표문을 보면 아이폰을 구입한 지 7일 이내에는 문제가 있을 경우 새 제품으로 교환 가능하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 애플 본사로부터 공식 허가를 받은 전문가들을 늘리고 AS센터 숫자도 크게 늘렸다고 밝혔습니다. 제품에 문제가 생겨서 수리를 받을 때는 고객이 갖고 있던 OK캐시백이나 T포인트를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와 함께 AS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별도의 아이폰 AS비용 할인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SKT 우량 고객이 SKT 공식 AS센터에서 수리를 받을 경우 최대 10만 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SKT와 KT간의 아이폰 단말기나 요금에는 큰 차별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서비스에 차별화를 둔 것입니다.

SKT의 이런 움직임에 KT도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새 제품으로의 교환을 기존의 당일에서 14일로 대폭 늘렸습니다. 또 고객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AS 지원프로그램을 추가로 도입하고 AS 센터를 늘리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존 정책에서 180도 바뀐 자세입니다.

네티즌들은 KT의 뒤늦은 정책 변화에 그다지 반기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그동안 애플의 정책이라며 소비자들에게 큰 소리만 치더니, 이제야 정책을 바꾼다며 강한 불만을 보였습니다.

이유가 어찌 됐든, 고객들은 SKT 또는 KT 가운데에서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받으며 아이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제조사와 통신사의 정책에 따라 우리 소비자들이 너무 힘을 못 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다고 해도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은 억울하다고 할 정도의 대우를 받아왔습니다. 다른 어떠한 제품도 위에 언급된 정책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한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국내에는 분명히 소비자보호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물건을 구입한 지 10일 이내에 제품에 하자가 발견되면 교환 또는 환급해주라고 나와 있습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휴대전화 단말기는 다른 전자제품과 마찬가지로 이 소비자보호법에 따라 판매됩니다. 그러나 애플사의 아이폰만 예외였던 것입니다.

독점 판매가 깨지고 국내 두 기업이 아이폰 판매에 나서면서 국내 시장도 다시 정비되길 기대해 봅니다. 또 더욱 꼼꼼하게 제품 판매 정책을 따져보고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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