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기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기온 자체는 낮은 것 같지도 않고 한낮에 이어지는 볕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 같은데 몸이 격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 꽃샘추위의 위력이 만만치 않은 듯 합니다. 특히 뺨을 스치는 바람의 강도가 예사롭지 않은데요, 꽃샘추위의 위력을 배가시키는 봄바람의 심술이 절정에 이른 느낌입니다.
"겨울 같은 기압배치"
이번 꽃샘추위는 봄에 나타나서 그렇지 한 겨울에 나타났다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부근의 기압배치를 보면 전형적인 한겨울 혹한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서쪽 건조한 고기압의 힘이 매우 강력한데다 북동쪽에 자리잡은 저기압의 위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서쪽에는 고기압이, 동쪽에는 저기압이 자리잡은 모습을 흔히 '서고동저' 라고 합니다. 겨울철에 흔히 볼 수 있는 기압배치로 거대한 두 공기덩어리의 차이가 심할수록 추위도 심해집니다. 봄이 시작됐지만 기압배치는 아직 겨울철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봄바람의 심술 절정"
문제는 낮은 기온은 적응력이 충분히 생긴 상태여서 비교적 견디기가 쉽지만 강한 바람에는 뾰족한 대응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 겨울에 부는 칼바람도 견디기 쉽지 않지만 최근 이어지는 봄바람의 심술도 적응하기가 무척 어려습니다. 그럼 왜 이렇게 강한 바람이 쉬지도 않고 이어지는 것일까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서고동저'의 기압배치를 들 수 있습니다. 거대한 저기압과 고기압의 세력 경계지점에 우리나라가 자리잡으면서 우리나라 부근의 기압차가 매우 커진 겁니다. 낙차 큰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의 위력을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바람은 일종의 공기의 이동이고, 공기는 기압이 높은데서 낮은데로 흐르기 때문에 기압차가 크면 그만큼 강한 공기의 흐름, 즉 강한 바람이 불기 때문입니다.
"온도 차도 강풍 촉발"
겨울에도 강한 바람이 불지만 추위가 어느정도 진행되면 슬그머니 바람이 잦아듭니다. 혹한을 이겨낼 수 있는 이유도 칼바람의 위력이 점차 약해지기 때문이죠. 그런데 봄에 나타나는 꽃샘추위의 경우 바람이 쉽게 잦아들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거의 매일 심술궂은 봄바람이 이어지는데다 특히 낮에는 바람의 강도가 더 강해져 당황스러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높아진 태양고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봄이 되면 태양의 고도가 상당히 높아져 단일 면적에 쏟아지는 태양에너지의 양이 겨울철에 비해 크게 증가합니다.
에너지가 늘면 기온이 올라가는데 이 기온 변화는 주로 지면 가까운 곳에서 일어납니다. 상층에는 아직 공기가 매우 차기 때문에 두 공기가 섞이는 과정에서 극심한 공기의 이동이 나타나게 되는 겁니다. 공기의 흐름이 곧 바람을 의미하기 때문에 기온이 오르는 낮에 바람이 더 강해지는 것입니다.
"꽃샘추위, 금요일(11일) 오후에 풀려"
꽃샘추위가 물러가려면 북서쪽 고기압이 남쪽으로 이동한 뒤 이동성 고기압으로 성질이 바뀌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공기가 자연스럽게 따뜻한 공기로 바뀌게 되어 추위가 풀리게 됩니다. 이럴 경우 기압차가 현저하게 줄어들게 되는데 봄바람의 심술도 자연스럽게 줄게 마련입니다.
기상청은 금요일 오후에는 우리나라 기압배치가 봄철 기압배치로 돌아가면서 기온도 크게 오르고 바람도 조금 약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주말까지는 포근한 봄날씨를 되찾겠다는 예보입니다. 하지만 다음 주에도 또 한차례 꽃샘추위가 전망되고 있어 대비가 필요합니다.
[취재파일] 봄바람의 심술과 꽃샘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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