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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아프다는 아이, 꾀병 아닐 수도…

[취재파일] 아프다는 아이, 꾀병 아닐 수도…

초등학교 2학년과 3학년이 된 조카가 있습니다. 2학년이 여자아이, 3학년이 남자아이인데 둘 다 성격이 아주 밝고 명랑합니다. 둘이 붙어있으면 집 전체가 시끌시끌, 장난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이 두 녀석 심기가 불편하다고 합니다. 부쩍 짜증이 늘었고, 신경질도 많이 낸다고 합니다. 특별히 그럴만한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이 녀석들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부모가 답답해합니다. 오죽하면 아이들 아빠가 "이 놈들 이런 모습 방송에 내보내서 창피한 줄 알고 정신 좀 차리게 해 달라"고 부탁을 할까요.

매년 이맘때쯤 되면 조카들처럼 떼를 쓰는 아이들이 무척 많다고 합니다. 새 학기에 심리상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보이는 행동이라고 하는데요, 학교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공부에 대한 부담감 등이 그 원인입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짝꿍이 마음에 안 든다, 선생님이 나만 미워한다며 갖가지 핑계를 대고 등교를 거부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배가 아프다며 이렇게 아픈데 어떻게 학교를 갈 수 있냐고 말합니다.

멀쩡했던 아이가 갑자기 아프다고 할 때, 부모의 반응은 열에 아홉은 "꾀병 부리지마!" 입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고 이주일이 지나도 아이가 계속 같은 반응을 보이면 꾀병이 아닐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특히 요즘 같은 새 학기에 아이가 이유 없이 통증을 호소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어쩌면 아이는 꾀병이 아니라 '새학기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새학기증후군은 아이들이 새 학기에 경험하는 육체적이고 심리적인 변화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아이들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몸에 병이 생깁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두통과 복통입니다. 이유없이 두통과 복통이 계속된다면 새학기증후군 초기 증상일 확률이 높습니다.

새학기증후군이 악화되면 아이가 감기나 비염에 자주 걸립니다. 두통도 점점 심해집니다. 이쯤 되면 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한두 달쯤 지나면 학교에 재미를 느끼면서 적응합니다. 하지만 4월 이후에도 증상이 반복되면 전문의료기관의 도움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별일 아니라고 방치했다가는 아이가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신체 일부분을 빠르게 움직이는 틱 장애나 난청에 시달릴 수도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 새 학기마다 불안함을 경험했던 아이는 어른이 돼서도 무언가를 시작할 때마다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아이가 새학기증후군을 극복하지 못하고 평생 '처음'에 대해 공포와 두려움을 갖는다면 얼마나 불행할까요.

초등학생의 30%는 새학기증후군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새 학기,  내 아이가 새학기증후군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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