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취재파일] 곰팡이 밥을 아이들에게?

[취재파일] 곰팡이 밥을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이란 말 많이 들어보셨죠? 지금도 대부분 지자체에서는 소외계층 학생들이 밥을 굶지 않도록 학교에서 무료로 급식을 주고, 학교를 다니지 않을 때는 집으로 급식을 배달해 줍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며칠 분량의 식사를 미리 배달해 주고 있습니다.

공휴일인 지난 3.1절. 경기도 화성시의 한 한부모 가정 학생이 저녁을 먹기 위해 사흘 전에 배달받은 즉석밥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밥에서 먹을 수가 없을 정도로 더러운 이물질이 나왔습니다. 아버지는 황당한 마음에 급식 업체에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고, 면사무소에서는 당직 근무를 하던 직원이 전화를 받았지만 방법을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대형 할인점에서는 천 원 남짓한 밥. 아버지는 화가 나고 망연자실한 마음에 회사에 제보를 했습니다. 처음 이물질이 들어있는 밥을 봤을 때는 '요즘은 이런 사고가 많이 나곤 하니까...'라고 생각했는데,  이 밥을 받아든 아이들이 어떤 상처를 받았을지 생각해 보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휴일이라 밥을 배달받아 먹는 건데, 이 밥에 문제가 생기면... 물론 이런 일이 자주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공휴일이라 담당자가 없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먹는 밥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참 답답하더군요. 며칠 치가 한꺼번에 배달되는 음식은 별수 없이 라면이나 즉석밥 같은 인스턴트 식품이 대부분인데, 아버지와 아이들은 그마저도 먹을 수 없다는 게 서러웠을 겁니다.

다음날 급식 업체 관계자들이 이 집을 찾아와 문제의 밥을 수거해 갔습니다. 이유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곰팡이가 핀 것 같다면서 연신 죄송하다고 하더군요. 시청 담당자들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하지만 밥을 바꿔서 다시 배달해준다거나 하는, 당장 누군가 책임지고 아이들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지금으로서는 없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급식업체는 다시 식사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무료로 밥을 주는 게 어디냐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소외계층에 속한 아이들에게 급식을 하기로 했다면, 적어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제대로 된 밥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아이들에게 밥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