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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쓸쓸한 죽음'에 우체국은 내부단속 열중

<8뉴스>

<앵커>

오늘(3일) 아침 한 아파트 계단에서 집배원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그가 계단에 쓰러져 홀로 죽어가는 동안 그 후로도 한참을 아파트 주민들도, 우체국 사람들도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성실했던 한 젊은 집배원의 쓸쓸한 죽음. 김도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 아침 7시쯤 인천 구월동의 한 아파트 계단에서 집배원 33살 김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 씨는 어제 오후 3시쯤 아파트 16층에 배달을 한 뒤 계단을 이용해 19층으로 가다,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쳐 숨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숨진 우편배달부는 이 비상계단에서 15시간이 넘도록 혼자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우체국 측은 밤 8시가 넘도록 직원이 복귀하지 않자 서너 번 핸드폰으로 확인 전화를 했을 뿐, 더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새벽에야 동료 직원들이 찾아나섰고 아파트 앞에서 오토바이를 발견했습니다.

우체국 측은 직원이 숨진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는 등 내부 단속에만 열을 올렸습니다. 

[임종환/남인천우체국 물류과장 : 배송 물량이 좀 늦어가지고 배달 하는 것으로 이렇게 알고 있으면서 어제 저희들이 직원 상가가 두 군데가 있었습니다. 상가 쪽에 가다 보니까 미처….]

한순간 집안의 기둥을 잃어버린 가족들은 우체국의 태도가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유가족 : 일찍 발견했으면 또 살 수도 있었던 건데 그렇게 처리하지 못한 게 너무 안타깝고 화가 나죠.]

항상 최선을 다하고 즐겁게 살자는 좌우명을 가지고 살았던 30대 가장이 다니던 직장의 무관심 속에 차디찬 아파트 계단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 강동철, 설민환, 영상편집 : 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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