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이 금겹살" 양돈 농가 돕자던 취지 무색

<8뉴스>

<앵커>

오늘(3일)은 3월 3일, 3이 두개 붙어있어서 삼겹살데이. 당초 돼지고기 소비를 늘려서 양돈 농가를 돕자는 취지에서 정한 삼겹살의 날입니다. 예전에는 각종 판촉 행사까지 열려서 소비자들의 입이 즐거웠습니다만 오늘은 그야말로 우울한 삼겹살 데이었습니다.

강선우 기자입니다.

첫번째 삼겹살 데이였던 지난 2003년 3월 3일.

돼지고기 값이 폭락해 까맣게 타들어간 농심을 달래는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올해로 9번째 맞은 삼겹살 데이.

오늘 하루 할인판매에 나선 대형마트는 100g에 1,380원, 20% 가까이 싸게 내놨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이맘 때에 비해 50% 넘게 오른 가격입니다.

[정지혜/양평동 : 작년에는 거의 1,000원 돈 안되게 해서 사먹을 수 있었는데, 싸도 1,300원라서요.]

두 배 가까이 오른 목살과 삼겹살 판매가 줄어든 대신에 값 싼 뒷다리 같은 기타 부위 판매량이 늘었습니다.

구제역 탓에 공급이 줄면서 값이 폭등하자 유독 삼겹살을 좋아하는 식성마저 포기하게 된 것입니다.

배 가까이 늘어난 수입 삼겹살이 그나마 삼겹살 애호가들에겐 위안이 됐습니다.

[문광민/대형마트 식품담당 팀장 : 최근 돼지고기 값이 많이 올라 거의 판매되지 않고 있던 수입 삼겹살의 판매 비중이 25%까지 높아졌습니다.]

판촉 행사까지 벌이며 소비를 장려했던 삼겹살, 이제는 없어서 못팔고 비싸서 못사먹는 금겹살로 바뀌면서 양돈협회는 오늘 아무런 행사도 치르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주범, 영상편집 :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