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네, 오늘(1일)이 3.1절입니다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잊혀지고 방치된 역사들이 많습니다. 조금 전에 보신 것처럼 골프장 한 가운데서 반 세기 가까운 세월 방치된 애국지사의 묘소가 있는가 하면 순국선열의 위패도 먼지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송인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의 한 골프장.
골프장 한 가운데 독립운동가 희산 김승학 선생의 묘소가 있습니다.
돌보는 사람 없이 잡초만 무성한 채 여기에 묻힌 지 어느덧 50년이 다 돼 갑니다.
[이철민/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 고문 : 골프장 안에 있다 보니까 이런 곳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안내판을 붙일 수도 없고….]
친일세력을 비호했던 이승만 전 대통령과 함께 묻힐 수 없다는 고인의 뜻에 따라 선생은 국립묘지 대신 이곳에 안장됐습니다.
그런데 2년 후 난데없이 골프장이 세워진 겁니다.
하지만 묘지 이장 문제에는 관할 지자체도, 국가보훈처도 손을 놓고 있습니다.
[고양시청 관계자 : 독립유공자라고 해도 그 분 개인묘지잖아요. 관공서에서 관리를 하지는 못하죠. 현충시설만 관리를 하거든요.]
광복 이전 일제에 맞써 싸우다 숨을 거둔 순국선열의 위패가 모셔진 독립공원 독립관.
노숙자들의 잠자리가 될까봐 1년 내내 문은 굳게 잠겨 있습니다.
애써 모신 위패들은 먼지만 수북이 쌓인 채 창고 안에 방치된 꼴이 됐습니다.
[오용진/순국선열유족회 부회장 : 선열들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선열들에게 죄스럽죠. 그 이상 죄스러운게 어디 있겠어요. 애들이 올때마다 보고가면 얼마나 좋겠어요.]
후손이나 시민단체들이 애써 가꿔온 선열들의 발자취를 함께 나누고 지켜가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설치환, 영상편집 : 오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