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 직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BBK 의혹'을 제기했던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의 누나 에리카 김이 25일 전격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은 배경을 놓고 검찰 안팎에서 여러 설(說)이 분분하다.
특히 현 정권의 '비밀'을 깊숙이 아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도미 2년 만에 돌연 귀국한 것과 김씨의 입국이 거의 동시에 이뤄져 '왜 하필 지금이냐'는 의문이 더 증폭되는 양상이다.
한 전 청장은 지난 24일 새벽 귀국했고 에리카 김은 바로 다음날 들어왔다.
검 찰조사는 김씨가 지난 주말 먼저 받았고 한 전 청장은 28일 오후 검찰에 소환된다.
대선 직전 횡령 및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김씨는 이와는 별도로 미국 현지에서 거액의 금융대출을 받아내고자 소득을 부풀려 신고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08년 2월 가택연금 6개월에 3년간의 보호관찰을 선고받은 바 있다.
김씨의 입국은 보호관찰이 끝난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표면적으로는 자유의 몸이 되자 자진 입국한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미국 시민권자인 김씨가 굳이 자진 입국해 검찰 조사에 응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뒤따른다.
검찰도 의혹이 불거질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던 김씨를 기소중지하면서 '입국시 통보' 조치만 했을 뿐 범죄인인도청구는 하지 않은 상태였다.
횡령과 주식시세조종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복역 중인 동생 경준씨의 조기 석방 등 '선처'를 위해 보호관찰 족쇄에서 풀리자마자 발 빠르게 움직였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경준씨는 2009년 5월 대법원에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 원이 확정돼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씨가 이번에 자진해 조사를 받으면서 동생의 짐을 상당 부분 덜어주기 위해 모종의 진술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국내 대형 유통업체에 물품을 납품하는 김씨가 사업상 필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국한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국내에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 기회에 검찰 조사를 받고 자신에게 드리워진 혐의를 벗고 가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 이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여전히 '기획입국'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집권 3년차를 맞은 현 정부의 레임덕이 본격화하기 전에 이명박 대 통령과 관련한 의혹을 털고 가겠다는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와 한 전 청장의 입국이 미묘하게 겹친 데 대해 "기획입국설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 없으며 검찰은 나름의 행보를 할 뿐"이라며 검찰과의 사전조율 의혹을 일축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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