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그룹 빅뱅이 화려하게 컴백했다. 춘추전국시대 같았던 가요계를 통일한 듯한 모습이다.
지난 24일 미니음반 4집 발매 직후 수록곡 6곡이 각종 온라인 음악차트 1-6위를 깔끔하게 정리하더니 그 위력이 공연 무대로 이어졌다.
25-27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컴백 공연 '2011 빅쇼'에는 3일간 총 4만여 팬이 집결해 엄청난 열기를 토해냈다. 이번 공연은 2년3개월 간 개별 활동에 치중한 멤버들의 성장세가 집약된 듯했다.
팬들은 기립해 빅뱅을 상징하는 왕관 야광봉을 쉴새없이 흔들었고 무대를 향해 손을 뻗었다. 멤버들은 화려한 의상을 바꿔입고 무대 곳곳을 뛰어다니며 땀을 흘렸다.
첫곡 '핸즈 업(HANDS UP)' 무대부터 공연은 쉼없이 절정으로 내달렸다.
이들은 '흔들어' '라라라' 등 대표곡으로 분위기를 한껏 띄운 후 솔로, 듀엣 등 개별 활동으로 사랑받은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승리가 'VVIP'와 '어쩌라고', 태양이 '웨어 유 앳(WHERE U AT)'과 '아윌 비 데어(I'll Be There)', 대성이 미공개 솔로곡 '베이비 돈트 크라이(Baby Don't Cry)'를 노래해 각자의 개성을 뽐냈다.
이어 지-드래곤과 탑이 듀엣 음반 히트곡 '오 예(Oh yeah)'와 '하이 하이(High High)'를 부르며 서로 다른 색깔의 랩으로 하모니를 이루자 객석에선 'GDㆍ탑'이란 함성이 터져나왔다. '뻑이가요'에선 대형 탱크 모형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멤버들의 음악적 고민을 담아냈다는 신보 무대였다. 이번 음반에서 일렉트로니카와 어쿠스틱 사운드의 결합을 시도한 만큼 무대도 아이돌 그룹의 퍼포먼스라기엔 신선하고 과감했다.
타이틀곡 '투나잇(Tonight)' 무대에서 지-드래곤은 세련된 전자 사운드에 맞춰 통기타를 연주했다. 그는 통기타 연주를 마친뒤 음악의 경계를 허물고 자유로운 사운드를 선보이겠다는 듯 기타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또 록 사운드에 아날로그 감성의 멜로디를 입힌 곡 '카페(CAFE)' 무대에선 피아노와 기타 등의 어쿠스틱 악기들이 등장했다.
음악에서 진지한 자세를 보여준 멤버들은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패러디한 영상물 '시크릿 빅뱅'에서는 서슴없이 망가졌다.
이 영상에서 탑이 '김주탑', 지-드래곤이 '지라임' 등의 배역을 맡아 코믹 연기를 선보이자 객석에선 큰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어 '하루하루' '거짓말' '마지막 인사' 등의 히트곡으로 공연 말미를 꾸민 멤버들은 스스로도 만족한 듯 보였다.
지-드래곤은 "빅뱅은 그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며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자리를 지켜주며 기다려줘 고맙다. 새로운 빅뱅의 모습으로 다시 설 수 있어 기쁘다. 이번 년도 쭉 함께 할텐데 우리를 따라오느라 지치지 않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