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지지하는 정부군이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유혈진압의 증거를 은폐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현지 주민의 말을 인용해 26일 보도했다.
레다라는 이름의 한 리비아 주민은 이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거리의 시신들이 치워지고 있다"면서 "이웃 주민들은 병원에 있는 부상자들도 어딘지 모르는 다른 곳으로 (무장 군인들이) 옮기고 있다고 전해 왔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전날 자신의 두 아들이 반정부 시위 중 사복을 입은 무장 군인들에게 총격을 당했고, 또 다른 이웃주민 2명이 사망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는 "카다피는 자신이 저지른 모든 범죄의 증거를 은폐하는 등 완전범죄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현재 리비아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끔찍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증언은 유엔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리비아에 대한 제재와 카다피를 국제 법정에 세우는 것을 검토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카다피가 대량학살을 자행한 혐의로 국제적인 형사재판을 받을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각) 리비아 사태와 관련, "무고한 사람들의 피를 뿌리게 한 잔혹행위의 책임자는 반드시 처벌돼야 한다"고 카다피의 국제형법상의 책임을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반 총장은 "약 1천명의 리비아 국민들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시간을 늦추는 것은 더 많은 인명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며 안보리에 조속하고 구체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카다피의 인권침해 범죄를 직접 언급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곧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카다피와 그의 자녀 4명에 대한 재산을 동결하는 조처를 내리고 정권 고위층의 개인금융계좌를 감시하기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제재에 나섰다.
(서울=연합뉴스)
"리비아군 유혈진압 증거 은폐"
거리 시신 치워져, 부상자도 병원서 모처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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