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9시30분 국회 자유선진당 대표실.
지팡이를 짚은 80대 노인이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의 부축을 받고 이회창 대표와 만났다. 중절모를 쓴 정장차림에 선글라스를 쓴 이 노인은 지난해 4월 북한을 탈출해 11월초 국내 송환된 국군포로 김모(85)씨다.
거동은 불편했지만 밝은 표정의 그는 이 대표를 보자마자 "북한에 있을 땐 이 선생님을 이준 열사 손자로 알고 있었다. 북한 사람들은 이 선생님을 아주 똑똑한 사람이라고 한다"고 했다.
1950년 6.25 전쟁통에 국군으로 징집된 김씨는 1년 후 강원도 가리봉 전투에서 부상했다가 인민군에 발견돼 북한으로 가게 됐고, 고향 땅을 다시 밟는 데 60년의 세월이 걸렸다.
김씨는 지난해 9월 제3국에 머물던 중 국회에 조속한 귀환 조치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 대표는 "그 긴 편지를 정성들여 쓰신 심정이 가슴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조국으로 돌아오기까지 도움을 준 이 대표에게 "바쁘지 않으면 오늘 점심을 사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대답없이 웃자 김씨는 "나 돈 많다"며 지갑을 꺼내보이기도 했다.
김씨는 15분간의 면담을 마친 뒤 본회의장으로 올라가 권선택 원내대표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참관했다.
그는 기자에게 "남한이 이렇게 잘 살 줄은 몰랐다. 북한에서 천덕꾸러기였던 내가 이렇게 호강을 하고.. 이제 죽어도 한이 없다"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회창, 탈북 국군포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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