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가 대규모 유혈 진압 쪽으로 악화되면서 국제사회의 적극 개입 주문이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에 대한 유엔의 역할도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2일 민간인에 대한 강경 진압을 하고 있는 리비아 정부를 규탄하는 언론발표문을 의결했다.
언론발표문은 유엔의 대응조치 중 안보리 결의나 의장 성명에 비해 강도가 낮은 것으로 분류되지만, 이번처럼 시급한 사안에 대한 대응은 오히려 언론발표문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대응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사국들이 일사불란하게 리비아 정부군의 유혈 진압에 대해 분명하게 잘못을 지적하고 이런 폭력적 진압을 즉각 중단토록 강력히 요구했다는 점에서 이번 리비아 정부의 무력 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입장은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유엔 관계자는 "성명 내용이 매우 강하고 폭력행위 중단과 인권 존중, 인권단체의 감시 등 여러 분야를 모두 언급했다는 점에서 안보리의 규탄 강도가 약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은 이번 리비아 사태처럼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결의나 의장성명 등을 내서 대처하지만 주요 사안들은 대부분 국가 간에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에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올해의 경우 코트디부아르 분쟁으로 안보리 결의가 두 차례 나왔고 수단과 네팔의 내전과 관련해 의장 결의가 채택된 적이 있다.
지난해 있었던 한국에서의 천안함 폭침 사건은 결의 채택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로, 사건 발생 후 두 달 동안 합동조사단이 사건을 면밀히 조사한데다 이후에 나온 결의도 중국 등의 반대가 심해 만족할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다. 사건 직후 안보리를 열어 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면 내용이 더 강력해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리비아 사태도 의장 결의 등을 추진했다면 이사국 대사들이 본국의 훈령을 받는 등으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안보리 결의는 국제안보나 평화에 위협이 되는 사안에 관련되는 것으로, 한 나라 내부의 문제에는 거의 적용하지 않고 있다. 설령 이를 추진하더라도 문구를 작성하고 법률국에 의뢰해 심의를 받는 등 기본적인 절차만 해도 며칠이 소요된다.
이날 리비아 사태와 관련, 유엔 주재 리비아 외교관들 사이에서도 카다피 지지파와 반대파로 갈려 상반된 주장을 할 정도로 분쟁양상은 복잡하다.
이브라힘 다바시 리비아 부대사는 전날 자국 대사관 직원 10여 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카다피의 퇴진을 요구할 정도로 반카다피 노선에 서있다.
알리 아드잘리 주미 대사 역시 유엔에서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반 카다피로 돌아섰다.
하지만 유엔에 리비아를 공식대표하는 모하메드 샬감 대사는 친 카다피 인사여서 이날 긴급협의에서도 리비아 대표로 출석해 정부를 옹호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처럼 유엔이 대응조치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아 앞으로 카다피가 계속 강경책을 고집할 경우 유엔으로서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학살 수준의 만행이 자행되지 않는 한 유엔에서 평화유지군을 파견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다 유엔의 규탄이 물리적인 억제력을 갖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카다피의 강경 진압으로 희생자들이 계속 나올 때 유엔은 각종 방법으로 국제사회의 압력을 가중시켜 나가는 한편 중재자를 파견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연합뉴스)
유엔의 리비아 사태 개입은 어디까지?
언론발표문 의결.."효율적이고 시의적절"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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