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최근 민주화 격랑을 겪고 있는 중동을 방문하면서 방산업체 관계자들을 대거 대동해 민주주의 증진을 빙자한 무기 세일즈 외교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21일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민주화 시위에 굴복해 사퇴한 이후 외국 주요 지도자 가운데 처음으로 이집트를 방문했다.
그는 이집트 과도체제를 이끌고 있는 군 최고위원회 위원장 겸 국방장관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를 비롯해 아흐메드 샤피크 총리 등 고위 인사들과 만났다.
캐머런 총리는 이들 국가의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영국의 경험을 전수하겠다고 약속하고 이집트 민주주주의 성지로 떠오른 타흐리르 광장을 직접 걸어다니기도 했다.
그는 22일 쿠웨이트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정부와 군 관계자들을 만나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그의 중동 순방과 때를 같이해 제럴드 호워스 국방차관과 50개 군수 관련 업체들은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무기 수출 전시회에 참가했다.
캐머런 총리의 중동 순방이 관심을 끄는 것은 수행단에 세계 최대 방산업체로 꼽히는 영국계 BAE 시스템즈를 비롯해 탈레스 UK, 키네틱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짧은 4일간의 순방 일정이지만 대표적인 8개 방산업체의 관계자들이 일정을 함께 하고 있다.
방산업체 대표들은 방문지마다 군 주요 인사들을 만나는 등 이번 방문을 무기 판매 증진을 위한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영국 언론조차 캐머런 총리의 이번 순방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지고 있다.
리비아에서 시위대를 향해 사용된 무기들의 상당수는 영국산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캐머런 총리가 아랍의 독재자들에 대한 무기 판매를 늘리려는 시도가 시기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은 그동안 리비아에 첨단 무기를 비롯해 집회 등을 막기 위해 활용되는 군중통제 장비와 최루탄, 저격용 소총 등을 판매해왔다.
최근 시위 과정에서 이러한 영국산 진압 장비들이 문제가 되자 영국 정부는 서둘러 리비아에 대한 8종의 무기수출 허가를 보류하기도 했다.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총리가 무기 딜러들을 대동하고 민주주의를 증진하기 위해 이집트를 방문했다"면서 위선적인 행보라고 지적했다.
더 타임스도 "이번 순방에 방산업체 대표들을 대동한 결정에 대해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연합뉴스)
영국 총리, 중동 격변 틈타 무기 세일
"민주주의 증진 명분 내세운 위선적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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