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막장'까지 갔던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관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됐다.
두 그룹의 화해 움직임은 22일 다소 엉뚱한 상황에서 비롯됐지만, 일단 양측이 손잡는 분위기는 조성됐다.
표면적인 발단은 현대그룹이 이날 오후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시작됐다.
현대그룹은 자료에서 "범현대가의 화합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현대그룹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현대건설 매각을 막아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대법원에 재항고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의 재항고 계획 취소 배경 중 하나는 "금일 일부 언론에 보도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화해협력 제안에 공감한다"는 것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현대차그룹이 실제로 현대그룹에 화해의 손을 내밀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정몽구 회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화해를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를 강력히 부인했으며, 현대그룹 역시 "현대차그룹으로부터 구체적인 제안을 받은 적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으로서는 마침 화해하고 싶은데 언론 보도가 나오자 엉뚱하게도 이를 호재 삼아 재항고 계획을 버리고 "현대차그룹의 공식적인 화해 제안을 기다리겠다"고 밝힌 것이다.
결과적으로 오히려 현대그룹이 먼저 화해의 제스처를 한 셈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오전까지만 해도 "당연히 화해는 현대그룹 측에서 먼저 해야 하는 것"이라고 팔짝 뛰었지만, 현대그룹이 자료를 내자 태도가 바뀌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료를 내고 "현대그룹이 재항고 등 법적 분쟁을 중지하기로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대승적인 견지에서 화합과 상생을 모색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상호 신뢰하에 지혜롭게 협의해 나가길 기대한다"고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먼저 화해 제안을 해야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현대그룹이 재항고를 하지 않겠다고 하고 양측 모두 집안 간의 분열과 반목은 원하지 않는 이상 화해 분위기로 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현대건설 인수전의 승자는 이미 정해졌다.
현대그룹은 경영권 유지를 위해 절대 필요한 현대상선 지분(7.8%)이라도 얻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고, 현대차그룹은 현대가(家) '장자'로서 집안의 갈등을 주도적으로 나서서 풀어야 한다는 '당위'에 직면해 있다.
더욱이 오는 3월21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0주기 행사가 범 현대가 기업들의 공동 주최로 열리는 마당에 두 그룹 오너의 속내는 이미 '화해'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울=연합뉴스)
현대차-현대그룹 극적 화해할까
"현대차 공식 화해제안 기다리겠다" <BR>현대차그룹 '환영'…화해무드 조성 뜻 비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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