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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이런 일로 경찰서까지…

[취재파일] 이런 일로 경찰서까지…

매우 짧은 신문기사 하나가 제 눈길을 잡았습니다. 지하철에서 다리를 넓게 벌리고 앉아 있다가 항의하는 승객을 때린 혐의로 50대 남성이 불구속 입건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별 일이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지하철 안에 있던 한 승객이 한 남성(박 모 씨)의 벌린 다리 때문에 불편하니 다리를 좀 오므려달라고 하자 박 씨는 이 승객에게 욕설과 함께 손찌검을 했다는 겁니다. 박 씨의 해명은 졸린데 귀찮아서 욕을 하고 때렸다는 건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부분 남성이 다리를 벌리고 의자에 앉습니다. 또 젊은 학생보다는 30대 이상의 남성이 이런 자세로 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다리를 벌리고 앉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옆 승객에게 불편을 주면 안 되죠.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 저에게는 지하철 안에서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는 남성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됩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다리를 벌리고 자리에 앉는 것은 사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다리를 꼬고 앉는 승객, 아예 누워서 자는 승객, 마시던 음료수 병을 슬그머니 자리 밑에 놓고 하차하는 승객, 신발을 벗고 앉아 있는 승객(특히 여름에는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옆에 있는 승객을 치거나 밀어도 사과는 커녕 오히려 큰 눈으로 째려보는 승객 등....끝이 없습니다.

또 디지털 기기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꼴불견 승객들'도 늘었습니다. 10미터 거리에서도 들릴 정도로 고성으로 통화하는 승객, 옆에 누가 있던 상관없이 높은 볼륨으로 음악을 듣는 탑승객 등 정말 다양합니다. 열차 안에서는 휴대전화 이용할 때 남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주의 하라는 내용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기는 하지만 이 안내를 듣고 주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일본에 있는 동생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일본에서는 일반 버스 안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통화를 못한다고 했습니다. 다른 승객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의를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본인이기는 하지만 버스 안에서 전화 통화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저에게 매우 신기하게 들렸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위에서 언급한 일부 승객들의 꼴불견 때문에 종종 분을 참지 못한 승객이 이들에게 한소리를 합니다. 이때 일이 커집니다. 보통 '꼴불견 승객'이 한 명이면 승객들의 지적에 사과를 하거나 지하철을 하차합니다. 그러나 두 명 이상일 경우 다른 승객들의 지적에 오히려 큰 소리를 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술을 마신 경우에는 사태가 더욱 커집니다. 종종 싸우기까지 합니다.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의 모습을 다 같이 생각해보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10년 전만 해도 위에서 나온 이야기가 뉴스로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우리의 모습이 많이 변했습니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하는 사람이 많이 줄었습니다. 누구나 최고가 되길 원하고 남을 이겨야만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우리 사회 분위기가 이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잘못된 모습을 한번 생각해 볼 때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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