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자는 '국정원 직원'

<앵커>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잠입해 정보를 캐내려다 실패한 용의자는 우리 국가정보원 직원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산무기 수출과 관련한 인도네시아 측의 협상 조건을 빼내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요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내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잠입했던 이들은 다름 아닌 국가정보원 직원이었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국정원 직원들이 인도네시아 특사단의 국산 무기구입과 관련한 협상 전략을 파악하기 위해 잠입했던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검은 정장 차림의 남성 2명과 여성 1명은, 지난 16일 오전 9시 20분 쯤 인도네시아 특사단장의 측근인 아크마트 드로지오 보좌관의 객실로 들어갔습니다.

그 뒤 객실에 있던 노트북 컴퓨터 2대를 만지다 잠입 6분 만에, 방으로 돌아 온 아크마트 보좌관에게 발각됐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이들이 국산 훈련기 T-50과 흑표전차 등 국산무기 구매를 위한 가격조건 등 인도네시아 측 협상 전략을 빼내려 했던 것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측은 사건 발생 13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런 내용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노트북에 담긴 정보가 유출될 것을 우려해 조사를 거부하고 출국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스파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건 당시 호텔 CCTV를 확보해 신원 확인 작업에 나섰지만, 화면 상태가 좋지 않아 확인이 어렵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