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가축 매몰지 인근의 지하수에서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17일 이천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이천시 백사면 모전리의 구제역 돼지 매몰지 인근의 관정에서 나오는 지하수에서 역한 냄새가 나 수질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관정은 지난 1월 중순 구제역 돼지 9천16마리를 묻은 약 4천㎡의 매몰지에서 불과 수십m 떨어진 곳에 있다.
매몰지 주변의 20여개 시설채소 단지(단지당 3천~1만3천㎡)에서는 이 관정을 포함해 모두 8개의 관정을 통해 농업용수와 식수을 얻고있다.
이 마을 주민은 "가축을 매립한 지 15~20일 뒤부터 관정 지하수에서 가축 썩는 냄새가 나 마실 수 없는 것은 물론 상추 같은 채소에 물을 줄 수도 없어 온도조절용 수막장치에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천시는 주민 신고를 받고 지난 11일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 검사를 의뢰했다.
시 관계자는 "이 매몰지는 매뉴얼에 따라 침출수가 유출되지 않도록 완벽하게 설치했다"며 "원인은 수질검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지만, 지금으로선 침출수 영향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갈산리의 가축 매몰지와 10m가량 떨어진 플라스틱 공장 내 관정에서도 최근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들어와 시가 관정을 폐쇄하고 상수도를 공급하고 있다. 이 매몰지는 구제역 감염이 우려된 소 53마리를 작년 12월 말 묻은 곳이다.
플라스틱 공장 관계자는 "관정 수도꼭지를 틀었는데 갑자기 냄새가 나고 거품이 일어 혹시 이웃 축산농가에서 구제역으로 묻은 소에서 나온 것 아닌가 생각이 들어 시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수질 검사 결과, 암모니아성 질소와 총대장균은 검출되지 않았고 염소이온도 기준치(250㎎/ℓ)이하인 147㎎/ℓ가 나왔으나 질산성 질소는 기준치 10㎎/ℓ보다 많은 25.1㎎/ℓ가 검출됐다.
김포시 관계자는 "암모니아성 질소와 염소이온이 함께 올라야 침출수가 스며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아 가축 매몰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질산성 질소는 비료나 퇴비를 많이 쓰는 지역에서 간혹 높게 검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5일 구제역에 걸린 돼지 5천700마리를 묻은 뒤 가축 핏물 등 침출수가 흘러나와 마을 하천으로 흘러든 경남 김해시 주촌면 원지리 대리마을에서는 침출수가 지하수로 흘러드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마을에는 공동 식수원인 지하수 관정을 중심으로 9곳의 가축 매몰지가 있다.
김해시는 이 매몰지들 둘레에 12억원을 들여 높이 13m, 길이 132m의 콘크리트 차단벽을 만드는 공사를 하고 있다.
이 마을의 최성대(61) 이장은 "콘크리트나 황토벽을 만들면 당장에는 핏물이 안 보일지 몰라도 매몰지 바닥의 비닐이 이미 찢어졌다면 침출수가 아래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돼지 2천마리를 매립한 이천시 호법면 주미리 A농장 매몰지에서 돼지 사체가 돌출돼 4일 다시 파묻었다.
같은 달 17일 돼지 4천300마리를 파묻은 모가면 소가리 B농장 매몰지에서도 나흘 뒤에 돼지 사체가 돌출되고 매몰지가 훼손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천시는 돼지 사체가 부패 과정에서 발생한 가스로 부풀어 오른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구제역 매몰지 인근 지하수 악취 잇따라
식수·농업용수 오염 주민들 우려 고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