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수입차 국내 시장 점유율은 60%?

[취재파일] 수입차 국내 시장 점유율은 60%?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은 5.8%. 수입차 판매가 급증한다는 기사를 봐도 '아직 점유율 10%도 한참 안 되는데'하기 쉽다. 이런 공식 통계만으로는 현대-기아차에 위협이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접근해 보자. 수입차를 사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동차에 돈을 어느 정도 써도 된다'는 사람들. 여기에서는 '어느 정도'를 4천만 원으로 잡는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판매하는 승용차 중에 기본적으로 4천만 원이 넘는 차는? 현대차에서는 '제네시스'와 '에쿠스'를 들 수 있고, 기아차에서는 '오피러스'다. (물론 옵션에 따라서 그랜저나 K7급에서도 4천만 원을 넘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무시한다.)

지난해 판매 대수를 보면 현대차의 제네시스 23,892대, 에쿠스 14,999대. 기아차의 오피러스는 8,216대. 이 걸 모두 더하면 47,107대.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판매한 차량 중 4천만 원 이상은 47,107대라는 얘기다.

수입차협회에서 구한 통계를 보자. 지난해 등록된 수입차 90,562대 가운데 4천만 원대 이상은 67,462대. 전체의 74%. 그럼 국내에서 판매된 전체 차량 중 4천만 원대 이상은 114,569대. 현대-기아차는 41%의 점유율, 수입차는 59%를 차지한다. (GM대우와 르노삼성은 4천만 원대 이상 세단이 없다. 또 판매 규모가 작은 쌍용차의 체어맨은 제외하는 등 소소한 변수는 논외로 한다.)

즉, 4천만 원 이상을 주고 차를 살 의향이 있는 상류층 시장 규모는 11만 4천여 대. 여기서는 이미 수입차가 현대-기아차를 6대4 정도로 압도하고 있는 게 현실. 그런데 수입차 업체들이 올해 가장 역점을 두는 게 3천만 원대 새 모델이다. 이미 매니아층을 형성한 폭스바겐의 골프, 여기에 도요타는 코롤라, 닛산은 큐브, 포드는 퓨전을 들고 들어올 태세다.

현대차그룹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예상도 이렇다. "3천만 원대 엔트리급 수입 신차가 잇따라 출시돼 중형차급까지 수입차 판매가 확대될 것". 그랜저, K7급도 위협을 받을 처지라는 뜻이다.

렉서스만 국내 시장에 밀어넣던 도요타가 '도요타' 브랜드까지 들고 들어왔을 때. 이런 얘기들이 많았다. '한국 시장 얼마 된다고 도요타가 캠리나 프리우스 들고 들어오겠나?', '현대차의 한국 시장 이윤을 떨어뜨려 해외 시장 진출을 훼방놓으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공격적인 해외 영토 확장. 이게 모두 국내 시장에서 얻는 초과 이윤을 바탕으로 한다는 걸 염두에 둔 언급들이다.

4천만 원 이상 시장에서는 이미 밀려 있다. 3천만 원대 시장에서도 수입차의 공세가 거세진다. 모두 이윤이 많이 남는 시장이다. 현대-기아차가 국내 시장을 뺏길수록 해외 영토 확장도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 현대-기아차가 수입차의 공세를 비상한 시각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 있다. 물론 같은 이유에서 현대-기아차가 달라져야 하기도 하고.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