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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 잦은 2월 폭설, 이유는?

동해안에 잦은 2월 폭설, 이유는?

동해안이 하얀 눈 속에 파묻혔습니다. 언뜻 상상하기 힘든 적설량 1m 이상의 폭설이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동해시에 눈이 많이 왔는데요, 11일에 70.2cm, 12일에 42cm의 눈이 쌓여 이틀만에 112.2cm의 적설량을 기록했습니다.

말이 1m지 정말 대단한 눈인데요, 그동안 극심한 가뭄에 시달려 온 뒤여서 어떻게 이렇게 많은 눈이 마치 눈폭탄이 터지듯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인지 놀라울 뿐입니다.

"2월 폭설 비교적 잦아"

이번 눈을 두고 100년만의 폭설이라고 떠들썩합니다. 112cm라는 적설량은 쉽게 기록될 수 있는 양이 아니니 틀린 분석이 아닙니다. 하지만 2월에 동해안에 쏟아지는 폭설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듯 그렇게 드문 현상이 아닙니다. 물론 1m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은 아니지만 3, 40cm의 폭설은 자주 나타납니다.

지난해의 경우를 살펴보면 2월 12일 강릉에 49cm의 눈이 내렸습니다. 전날인 11일에도 24.3cm의 큰 눈이 내렸기 때문에 이틀 동안 적설량은 73.3cm나 됐습니다. "아니, 지난해에도?" 라고 놀라는 분들이 많은데 날씨만큼 쉽게 잊혀지는 현상도 없지요.

올해 1m가 넘는 적설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동해시의 경우에도 지난해 2월 폭설이 기록됐습니다. 역시 강릉과 같은 2월 12일이었는데 42cm의 큰 눈이 내렸습니다.

"계절적 요인에 지형적 원인까지 가세"

2월에 동해안에 폭설이 쏟아지는 것은 일종의 계절적 특성과 지역적 특성이 합쳐졌기 때문입니다. 초겨울에는 강한 대륙성 고기압이 곧바로 우리나라 서쪽 지방으로 확장을 하면서 주로 북서풍이 불기 때문에 찬 공기가 서해를 지나면서 만들어진 눈구름이 주로 서해안에 많은 눈을 뿌립니다.

하지만 겨울의 끝자락인 2월에는 태양에너지의 양이 늘면서 남쪽에서 더운 공기가 점차 영향력을 확대함에 따라 초겨울만큼 찬 공기가 강력하게 밀어부치지 못하면서 그 중심이 만주 동쪽을 향하게 됩니다. 이런 기압배치 속에서는 주로 북서풍보다는 북동풍이 불기 마련이어서 이번에는 반대쪽인 동해에서 눈구름이 발생해 동해안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폭설이 내리기 위해서는 성질이 상당히 다른 두 공기가 충돌하는 동시에 많은 수증기가 공급되어야 하는데 2월의 동해안이 이 조건을 상당히 잘 충족시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12월이나 1월보다 2월 폭설의 양이 많은 이유는 남쪽에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상대적으로 많은 수증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동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진 백두대간도 2월 동해안의 폭설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동해에서 동풍을 타고 이동한 공기가 높은 산들에 가로막혀 산맥을 타고 상승하면서 눈구름이 급격하게 발달하기 때문입니다. 지형적인 특성상 동해안에 폭설이 잦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가능한 것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런 원인 분석에 한 가지를 더하고 싶은데요, 그것은 겨울 스트레스가 깨지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찬공기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하던 더운 공기가 점차 힘을 모아 한꺼번에 폭발하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스트레스 해소가 원인이 되려면 1월 추위가 매우 강력해야 하는데 지난해와 올해 모두 기록적인 1월 추위가 이어졌습니다.

자연과 마찬가지로 인간 사회도 힘의 균형이 지나치게 오랫동안 치우쳐 작용하게 되면 나중에는 큰 폭발을 가져올 수 밖에 없습니다. 로제타 혁명이라는 이집트의 시민혁명도 오랜 시간 억압받아 쌓일대로 쌓인 시민들의 민주화 욕망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이라면 지나친 해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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