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부터 매몰지까지 불과 50여m밖에 안 떨어져 있어 지하수 오염이 불 보듯 뻔해요"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의 한 축산농가는 지난달 구제역 발생에 따른 살처분 뒤 매몰장소와 지하수를 사용하는 마을과의 이격거리가 불과 100m도 채 안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따뜻한 봄철이 오면 지하로 스며드는 인근 매몰지의 침출수로 인해 마을 주민 상당수가 이용하는 지하수의 사용이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가축이동제한조치로 인해 농가마다 축사분뇨가 넘치면서 안성지역 축산농가는 최악의 '환경재앙'을 맞고 있다.
◇축산농가 "물과 공기가 오염된 황폐화하는 농촌" = 일죽면의 양돈농가는 이번 구제역으로 초토화하다시피 했다. 이 마을 전체 사육돼지 11만5천마리의 91%에 달하는 10만5천마리가 매몰처분됐다.
구제역으로 인해 살처분한 돼지를 묻은 곳만도 안성지역 전체 172곳 중 77%인 133곳에 달해, 대부분의 마을이 '돼지 공동묘지'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마을 주민들은 구제역 발생농가 일대 부지를 매몰지로 선택함에 따라 주택과 불과 10여m떨어진 곳에 돼지를 매몰처리한 곳도 있고, 매몰한지 3일만에 침출수가 마을 내 개울을 오염시켜 톱밥을 뿌려 놓은 곳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
마을주민은 "매몰지 인근에 지하수 관정이 있어 더 이상의 지하수 사용은 불가능하고, 재산권 행사도 어렵게 됐다"며 "이제 기온이 올라가면 침출수 등으로 인해 악취발생은 물론, 2차 오염이 뻔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매뉴얼 상 4∼5m 깊이의 구덩이 밑바닥에 이중비닐과 생석회, 톱밥을 깔고 살처분한 우제류를 묻은 뒤 흙을 2m 이상 덮고, '∩'모양의 가스 배출관을 설치토록 돼 있지만, 완벽히 지켜진 곳은 없다.
소 50여 마리를 집 주변에 매몰처분한 한 축산농가 주인은 "마을이 공동사용하는 식수원 근처의 토질이 모래인데, 100여m 떨어진 곳에 매몰지가 있다"며 "이제 마을은 물과 공기가 오염된 황폐화한 농촌으로 전락될 판"이라고 참담해했다.
시는 "매몰지 반경 500m 이내의 지하수를 이용하는 경우, 앞으로 상수도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지방상수도 확충을 위해 6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다, 오염여부 확인까지 많은 시일이 필요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축분뇨 2개월째 방치..구제역 추가발생 등 우려 = 14일 안성시 공도읍∼양성면간 도로변 전답에서는 가축분뇨를 곳곳에 쌓아놓은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구제역으로 가축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축산농가마다 처리하지 못한 축산분뇨를 더미를 농지에 버리는 등 2개월째 방치해 놓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분뇨에서 최대 160여일간 생존하면서 바람을 타고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감염 매개체를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한 축산농가 주인은 "축산분뇨가 넘쳐나고 있는데 처리할 방법이 없다"며 "날씨가 풀리면 악취로 인한 민원발생이 우려돼 논밭에 버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자체 축분장을 활용하고, 부족할 경우에 대해 구제역 경계구역내 축산농가에 한해 관내 일죽면의 축분 공장을 이용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성=연합뉴스)
안성 축산농 '최악의 재앙'…지하수오염 우려
"돼지 공동묘지 방불, 2개월째 분뇨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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