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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 "죽은 고은이에 용서 구한다"

트위터·블로그 중단, 작품 집필 전념 선언

김영하 작가 "죽은 고은이에 용서 구한다"
소설가 김영하 씨가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씨의 죽음과 맞물린 평론가 조영일 씨와의 논쟁과 관련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또 트위터와 블로그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작품 집필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1월1일 '작가는 언제 작가가 될까'라는 글을 올려 신춘문예에 대한 단상을 전했고 이에

'소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평론가 조영일 씨가 반박의 글을 올리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이 논쟁은 최근 인터넷 상에서 최고은 씨의 죽음과 연계.비화되면서 큰 화제가 돼왔다.

김 씨는 당시 신춘문예에 대한 단상에서 "누군가를 작가로 만드는 것은 타인의 인정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긍지"라고 했고 평론가 조영일 씨는 이에 "'외부의 인정과 상관없이 자신의 가치만을 끝까지 고수하는 것'을 나르시시즘이라고 부른다"고 반박하며 예술가의 자세를 둘러싼 논쟁이 시작됐다.

김씨는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당분간 오직 우리 자신뿐"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술가 내면의 열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씨는 "자신만 바꾸려고 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며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반박했다.

논쟁은 최근 최씨의 비참한 죽음이 엮이면서, 일부 네티즌들이 가세해 공격적 비방이 난무하는 감정싸움으로 격화됐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김씨는 1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논쟁의 파탄은 다 제 책임"이라며 "블로그를 닫고 트위터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가장 사랑하는 책상 앞으로 돌아가 글만 쓸까 한다"며 "부족한 저는 골방에서 저의 미성숙한 자아와 어두운 욕망을 돌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무엇보다도 죽은 고은이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살아서도 별로 도움이 못 되는 선생이었는데 가고 나서도 욕을 보이는구나"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시절 제자였던 고(故) 최고은 씨에게도 미안함을 표했다.

이어 "그녀의 직접 사인은 영양실조가 아니라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그 합병증으로 인한 발작이라고 고은이의 마지막을 수습한 친구들에게 들었다. 게다가 우울증도 앓고 있었던 것 같다"며 "진실은 외면한 채 아사로 몰고 가면서 가까웠던 사람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마음의 병이든 몸의 병이든 우리 사회가 서로 살피고 돌보는 계기가 되면 그녀의 죽음이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녀를 예술의 순교자로 만드는 것도, 알바 하나도 안 한 무책임한 예술가로 만드는 것도 우리 모두가 지양해야 할 양 극단"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14일 연합뉴스와 국제전화에서 "생산적인 논쟁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생각이 짧았다"며 "열심히 소통하려고 노력했는데 독자가 작가에게 원하는 소통은 이런 게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는 결국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설령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제가 가장 잘 쓰고 독자들이 가장 기다리는 소설을 통해 쓰는 게 맞다"고 말했다.

소조와의 논쟁에 대해서는 "그만두게 됐지만 논쟁 자체는 유의미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새로 시작하는 예술가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나는 예술가 개인이 냉철하게 현실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었고, 소조 씨는 사회를 변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둘 다 중요한 논점이었다고 생각하며 다른 분들이 생산적인 결론을 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에 연구원 자격으로 체류하며 작품을 집필 중이며, 올여름 귀국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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