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에서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를 해 주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9년 8월 31일 조세특례제한법 제126조 2항을 만들면서 부터입니다. 신용카드 사용을 활성화시켜서 자영업자들의 세원을 파악하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인센티브입니다. 효과는 대단했습니다. 처음에는 소액을 신용카드 결제하면 가게 주인들이 싫어했지만 지금은 거의 정착 단계에 와서 소액이라도 자연스럽게 신용카드를 내미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기에는 직장인들의 연말정산에서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는 점이 영향을 줬습니다.
실제로 국세청의 지난 2009년 연말정산 내역을 보면 전체 직장인 가운데 40%가 넘는 568만 명이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았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이 숫자가 더 늘어나 600만 명은 될 전망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항목에는 현금영수증과 체크카드 등 직불카드 사용 금액으로 인한 소득공제도 다 포함된 것입니다.
그럼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이 정말 올해로 끝나는 것일까? 현행 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그렇습니다. 조세특례제한법은 지난해 1월 1일 개정됐는데 당시 2011년 12월 31일까지만 소득공제를 해 주기로 시한을 정했기 때문입니다. 신용카드 사용이 정착이 돼 목표 달성했으니 세수나 더 확보해 보겠다는 의도라고 할 수 있죠. 이 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체크카드 등 모두 내년부터는 사용해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에 관한 법의 역사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지난 1999년 이 조항을 신설할 당시 2002년 11월 30일까지만 공제를 해 주기로 정해뒀습니다. 일몰규정이라고 하는데 법 조항에 아예 세제혜택을 언제까지 줄지 시한을 정해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 뒤 무려 4차례나 개정됐습니다. 그 과정을 보면 모두 국회의원들이 신용카드 소득공제 시기 연장에 관한 개정안을 내놓고 여야가 국회에서 논의를 해 결국 정부가 대체입법을 내고 국회가 통과시키는 수순을 밟았습니다.
[조세특례제한법 제 126조 2(신용카드 등 사용내역) 개정 추이]
99.08.31 신설 → 2002.11.30까지 공제
02.12.11 개정 → 2005.11.30까지 공제
05.12.31 개정 → 2007.11.30까지 공제
07.12.31 개정 → 2009.12.31까지 공제
10.01.01 개정 → 2011.12.31까지 공제
이번에도 최근 민주당 신학용 의원 등 여야 의원 12명이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시기를 2년 더 연장하는 개정안을 내놓고 상반기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취재를 해 보니 기획재정부 역시 아직 개정안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지만 현행 법대로 올해 말에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자주 개정하는 조세특례제한법에 이 조항을 만든 것도 이렇게 시한을 둔 뒤 분위기를 봐서 연장을 하려고 한 의도도 일부 있습니다. 정치, 사회적 여건도 페지보다는 개정될 수 밖에 없는 이유라는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직장인 600만 명 가까이는 사실상 연말정산을 통해 실제 환급을 받는 직장인의 거의 대부분입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사실상 세금을 올리는 결정을 하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이 혜택을 주로 중산층이 받고 있습니다. 또, 독신 직장인들의 경우 인적공제 같은 것을 받을 수 없어 거의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에 연말정산을 의지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 조항을 폐지하면 연말정산에서 환급이 아니라 오히려 돈을 내야하는 처지가 돼 불만이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납세자연맹이 주도하고 있는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폐지 반대 서명에 벌써부터 많은 직장인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결국은 연장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정부 내에서 조차 더 많은 것입니다.
그러니 직장인들은 일단 하던대로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금액을 최대한 늘려놓는 것이 좋고 공제비율이 더 높은 체크카드를 많이 쓰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럴 가능성은 아주 낮지만 설사 폐지가 된다고 하더라도 올해 말까지 사용한 금액에 대해서는 내년 초 2011년분 연말정산을 할 때 혜택을 보기때문에 괜히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현금영수증을 덜 썼다가는 손해를 보실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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