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9일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틀째 군사실무회담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했다.
전날 9시간이 넘는 마라톤협상에 이어 이날도 정회하며 머리를 맞댔지만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북측의 태도가 변하지 않아 고위급 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실패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군사적 긴장관계 해소를 위한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국 두 사건에 대한 사과및 책임 있는 조치에 대한 북측의 입장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성과를 얻지 못한 것이다.
남북은 다음 회담 날짜를 정하지 못하고 헤어졌으며 당분간 전화통지문을 통해 회담 일정 등을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문제를 비롯한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을 고위급 회담에서 모두 협의하자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이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최대한 희석시키면서 우리 측의 대북 심리전을 중단토록 하고, 서해 해상경계선 설정 등의 문제로 의제를 변질시키려는 의도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고위급 회담에서 논의할 의제가 일치되지 않은 것이 회담 결렬의 원인이었다"며 "우리는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를 먼저 매듭짓고 다음으로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을 협의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은 "천안함과 연평도,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을 함께 논의하자고 맞섰다"며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는 어물쩍 넘어가고 우리 측의 대북 심리전 중단 등을 의제로 삼으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회담 시작 전부터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한 북측의 솔직한 인정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평시 정상적인 경계임무를 수행 중인 함정을 향해 어뢰를 발사해 폭침시킨 사건을 시인할 경우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북측도 나름대로 계산을 하고 있기 때문에 털어놓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우리측은 46명의 장병이 희생된 사건에 대해 북측의 시인과 사과, 책임자 처벌 등 책임 있는 조치가 분명히 있어야 관계개선의 돌파구를 열 수 있다고 북측을 압박했다.
연어급 잠수정을 이용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백령도 남방 해상까지 깊숙이 침투해 천안함을 격침시킨데 대한 북측의 군사도발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겠다는 입장을 북측에 강하게 전달한 것이다.
국방부가 지난달 26일 북측에 군사실무회담을 제의하면서 이번 예비회담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 및 추가 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을 의제로 하는 남북 고위급군사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회담"이라고 못 박은 것도 이런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고위급 군사회담의 수석대표급을 어느 선으로 할지에 대해서도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우리 측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과 같은 군사적 도발을 되풀이하지 않고 이에 대해 사과할 책임 있는 군사당국자가 회담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방장관격인 인민무력부장(김영춘 차수)이나 합참의장격인 총참모장(리영호 차수)이 회담에 나와 책임 있는 조치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반면, 북측은 인민무력부 부부장(대장 및 상장)이나 총참모부 부참모장(대장 및 상장)을 고위급 회담 수석대표로 내보내겠다고 맞섰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7명, 총참모부 부참모장은 5명이 있는데 그중에 아무나 내보내겠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책임 있는 인사로 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북측 대표단은 이틀째 협상에서 자신들의 전략이 먹혀들지 않자 이날 오후 2시50분께 험악한 얼굴로 회담장을 일방적으로 박차고 나가 북측으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3~4월 파종기를 맞아 남측의 비료지원이 절실한 북측으로서는 다시 전화통지문을 통해 회담을 제의해 올 가능성이 크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군사실무회담, 본회담 의제·급 파고 못넘어
천안함·연평도.긴장완화 포괄적 협의" vs "천안함.연평도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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