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설 당일인 3일 전국의 낮 기온이 일제히 영상으로 오른 가운데 오전 차례를 마친 시민이 포근한 날씨 속에 성묘나 야외 나들이에 나서면서 시내 유원지, 극장가 등이 인파로 붐볐다.
이날 낮 기온은 중부지방이 영상 6~8도, 남부는 영상 10도 이상으로 올라 1월 내내 계속된 한파에 시달려 온 나들이 객들은 마치 봄이 온 듯한 기운을 만끽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동부간선도로 등 서울시내 주요 도로는 성묘객과 나들이객이 몰려 양방향으로 심한 정체를 보였으며, 종로와 청계천 인근 등 강북 도심의 도로도 밀리는 구간이 많았다.
떡국 시식, 엿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열린 남산골 한옥마을에는 5천500여명의 관광객이 찾았고, 오늘 하루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경복궁에도 5천여명이 몰렸다.
고궁이나 박물관을 찾은 시민은 토끼가 그려진 세화를 받고 세배하는 법을 배우거나 썰매 타기, 팽이치기, 떡메 치기 등 다채로운 체험 행사를 즐겼다.
남편과 함께 손자, 손녀를 데리고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김홍순(58)씨는 "군인인 아들이 근무 중이라 며느리는 잠시 쉬라고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며 "빙어를 잡아 튀겨주는 곳이 있다는데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명절을 맞아 가족이 함께 볼만한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에도 사람이 몰려 저녁 시간대까지 표가 매진된 상황이다.
목동의 한 극장을 찾은 회사원 황미정(37)씨는 "아침에 어른들께 세배를 드리고 세뱃돈을 받은 어린 조카들과 시간을 보내러 나왔다"고 말했다.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이모(46)씨는 "일가 친척들이 모여 있으려니 좁고 답답해서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떡국 한 그릇 먹고는 전부 찜질방으로 나왔다"며 "휴식을 취하면서 가족끼리 이야기를 많이 나눌 생각"이라고 전했다.
취업 준비를 하는 강희성(29)씨는 "부모님은 아침에 인천 큰집에 가셨는데 시험준비할 것이 남아 있어 가지 않았다"며 "이번 연휴는 너무 길어서 나 같은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별로 달갑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휴가 이어지는 터라 가족 여행을 떠나는 시민도 많았다.
강원도 스키장을 찾았다는 주부 최숙기(63)씨는 "신정에 친척들과 모여 차례 지내고 세배도 드렸다. 구정에는 주로 가족들과 여행을 하는데 구정 지내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한산해서 좋다"고 말했다.
서울역 광장에서는 노숙인과 인근 쪽방촌 주민 등에게 아침 떡국과 간식을 제공하고 모자와 목도리, 장갑 등 방한용품을 나눠주는 설날사랑큰잔치 행사가 열렸다.
가족과 함께하지 못한 노숙인들도 제기차기와 장기, 바둑대회에 참가하며 명절을 즐겼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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