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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새고 얼어붙고…은평 뉴타운 주민들 '냉가슴'

<8뉴스>

<앵커>

어렵게 장만한 새 보금자리에 물이 줄줄 새고 얼음까지 언다면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지은 지 2년여 밖에 안된 서울 은평 뉴타운이 이런 지경입니다.

조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북한산 기슭에 자리한 서울 은평 뉴타운, 1만 5천 가구의 대단지입니다.

한 집 마루와 부엌 천장에서 물이 비오듯 떨어집니다.

받쳐 놓은 세숫대야를 금새 채웁니다.

베란다는 물바다입니다.

거실로 흘러 넘치지 않도록 쓰레받기로 연신 퍼냅니다.

[피해 주민 : 차라리 지금 어떤 생각이냐면 이게 물건이라면 반품하고 싶어요. 환불받고 싶다고요.]

계속된 한파로 배수관이 얼어붙어 막히면서, 윗집에서 내려 보낸 물이 아랫집으로 흘러 넘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웃 아파트의 다용도실은 바깥이나 다름없는 냉골입니다.

얼어붙은 세탁기는 뜨거운 물로 녹여 써야 합니다.

습기가 차는 '결로현상'으로 옷장 벽에 물이 흐르고 마룻바닥엔 곰팡이가 슬었습니다.

[김윤정/피해 주민 : 화나죠, 욕 나오죠. 이게 집이 아니라 어떻게 사람 사는 집을 이렇게 만드냐, 이럴 수는 없거든요.]

시행사측은 혹한 핑계만 댈 뿐, 다용도실 같은 서비스 공간은 단열 조치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시행사 관계자 : 여기가 서울(도심) 온도보다 3, 4도씩 낮습니다. 올해 같은 경우는 계속 추웠기 때문에 계속 얼어있는 상태죠.]

참다 못한 주민들은 정부에 하자분쟁 조정을 신청하고 안되면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내집마련의 기쁨도 잠시 뿐이었습니다.

뉴타운 주민들은 기약없이 하자 보수를 기다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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