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가는 기차는~ 나를 데리고 가네~♬"
북한강 따라 굽이굽이 산을 넘어 가던 경춘선, 경춘가도는 많은 사람들에게 낭만의 코스로 기억돼 있죠. 복선전철이 아니라 무궁화열차 교행이 되지 않던 길. 마주오는 기차가 있으면 역으로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야 했던 길.
지난달 21일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과 함께 경춘선은 낭만보다는 편리, 세련, 쾌속을 추구하는 노선으로 거듭났습니다. 기차표를 따로 살 필요도 없이 교통카드로 환승 가능하고 가격도 2,500원으로 훨씬 저렴해졌죠. 게다가 급행열차를 타면 춘천에서 서울(상봉역)까지 64분만에 주파할 수 있으니 그만큼 서울과 춘천의 거리가 가까워진 셈이죠.
이제 한 달이 막 지났습니다. 한 달 동안 경춘선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무엇을 바꿔놓았을까요?
먼저 승객 수 변화를 살펴보죠.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55,000명이 이용했습니다. 무궁화호 열차 시절 11,000명 정도였으니 다섯 배나 급증한 셈이죠. 코레일 관계자들도 이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일 줄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먹을거리도, 볼거리도 많은 춘천으로 가는 서울 사람들, 서울로 쇼핑하러 오는 춘천사람들이 당초 예측보다 훨씬 많았던 거죠.
여기에 가평이나 청평 등 경춘선 길 따라 난 길도 많은 이들을 유혹할 만한 훌륭한 여행지고, 머물다 갈 만한 곳이라 관광업계로서는 반가울 일입니다.
일단 사람이 많이 오가는 건 그만큼 수요가 있었다는 이야기일 테니까 좋은 일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급증했던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 달 평균을 내보면 다섯 배나 늘어난 게 사실이지만, 개통 첫 주, 둘째 주를 지난 뒤 셋째 주부터는 승객 증가세가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뒤 매출이 30% 이상 늘어난 닭갈비 집들은 당장 비상이 걸렸습니다. 자정대회도 열고, 춘천시는 택시기사들에게 친절교육까지 시켰는데요, '춘천 가봐도 불친절하다', '닭갈비 먹으러 갔는데 바가지만 썼다', '춘천까지 가는 건 편한데 내린 다음에 춘천에서 돌아다니기가 영 불편하다'는 불평이 여기저기서 들렸기 때문입니다.
춘천 사람들은 서울 가기가 어떨까요? 승객이 몰리다 보니 앉아서 갈 자리가 없다, 한 시간이면 놀라보게 빨라진 건 맞지만 한 시간 내내 서서 가느니, 두 시간 넘더라도 기차 타고 앉아서 가는 게 편하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관광객 감소가 단지 관광 인프라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당장 날씨도 추워도 너무 춥고(게다가 춘천은 서울보다 더 춥죠), 구제역 파동까지 있으니 아무래도 발길이 쉽게 안 떨어질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철만 뚫어놨다고, 가기 편해졌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그곳을 찾으리라고 안일하게 생각한다면 지금의 감소세를 막기 어려울 겁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제도는 없습니다. 문제점을 찾으면 개선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미 인프라는 서울에서 한 시간만에 갈 수 있는 도시가 됐다는 점만으로 구축됐는지 모릅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천공항의 편리하고 화려한 시설에 크게 감동 받고, 공항에서 서울까지 잘 뚫린 도로, 전철을 보고 또 한 번 끄덕끄덕하다가 서울의 교통지옥을 경험하고 실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이 동반돼야 할 것입니다.
경춘전철 개통효과는 반짝효과?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한 달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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