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국회는 한여름'…반팔 차림까지

'국회는 한여름'…반팔 차림까지

계속되는 한파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는 모든 공공기관의 실내온도를 18도 이하로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더워서 답답할 정도인 곳도 있었습니다. 바로 국회의원 사무실이 있는 국회 의원 회관입니다.

서울의 기온이 영하 4도쯤되는 날 의원 회관의 실내 온도를 점검하기 위해 정밀한 전자 온도계를 가지고 가봤습니다. 평상시에도 왕래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일하는 사람들도 많아 정확도를 위해 가급적 사람이 없는 점심시간을 활용했습니다.

회관 전체 8층 가운데 2층부터 5층까지 직접 돌며 복도와 사무실 온도를 측정했습니다. 복도 온도는 편차가 있었지만 대략 23도에서 24도 정도가 나왔습니다. 정부 권장 온도보다 5-6도 가량 높은 온도입니다. 사무실 온도도 확인해봤습니다. 27도가 넘게 나왔습니다. 한여름 온도였습니다.

이렇다보니 외투를 벗고 근무하는 직원들이 많았고, 심지어 반팔 차림도 있었습니다.

의원 회관의 난방은 중앙에서 건물 전체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중앙 공급식입니다. 시설 담당자와 통화해보니 특정한 난방 운영 방침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날그날 실외 온도에 맞춰 조절해왔다고 했습니다. 취재한 날은 22도로 맞췄다고 하더군요.

그날 같이 점검해본 정부종합청사의 모습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청사의 목표 온도를 18도에 맞췄다고 하는데, 청사 복도 온도는 17도, 사무실은 18도 정도로 측정됐습니다. 직원들은 춥다며 외투를 꼭 챙겨입고 움츠리고 일하고 있었습니다.

정부는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에너지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하고, 공공기관과 민간 에너지 다소비 건물 441곳의 실내온도를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국무회의 의결 사항은 원칙적으로 행정부 소속 기관에만 해당합니다. 국회에 대해서는 강제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전력 소비분산을 위해 도시철도의 운영 간격을 1~3분 연장하는 등 국민들의 불편이 초래되는 상황에서 솔선해야 할 국회는 '나몰라라'였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국회 시설팀 직원들이  각 사무실을 돌며 실내 온도를 측정하고 전체 난방 온도를 4도 가량 낮췄다는 얘기를 전해들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